내년 초 국산 치료제 1~2개 상용화 기대
치료 효과는 경증환자에게만 유의미할듯
   
▲ 셀트리온이 항체치료제 'CT-59'를 생산하는 모습./사진=셀트리온 제공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기업에서 낭보가 잇따르면서 코로나19 정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와 셀트리온 항체치료제가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초 상용화 될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개발 중인 치료제로 셀트리온 항체치료제 'CT-P59'와 대웅제약 항바이러스제 '호이스타정', GC녹십자 혈장치료제 'GC5131A'가 가장 경쟁력 있는 것으로 꼽힌다. 

셀트리온은 지난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 2·3상 시험을 승인받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연구에선 국내를 포함한 12개 국가에서 환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치료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셀트리온은 최근 글로벌 임상 2상 환자 투약을 완료했으며 시험의 중간 결과가 나오는대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한다고 밝힌 바 있다. 조건부허가란 생명을 위협하는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의약품 시판을 허가하는 제도다. 

따라서 이번 연구 분석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된다면 빨라도 내년 초 항체치료제가 시판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등은 사안이 시급한 만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 신청 시 신속심사대상으로 지정되게 된다. 이 심사 과정은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 

GC녹십자는 혈장 치료제 'GC5131A' 임상 2상에 한창이다. 폐렴 등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인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 적정량을 평가한다. 첫 환자 투여는 9월부터 시작했다. GC녹십자 역시 임상 2상의 중간결과가 나오는대로 조건부허가 또는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은 최근 국내 임상 2상 환자 90명 모집을 완료했다. 대웅제약 역시 연내 임상 결과를 확보하고 내년 1월 조건부 승인을 목표로 한다.

치료제 효과? "경증 환자에만 유의미"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는 중증 환자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70대 중증 환자의 경과를 호전시킨 첫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9월 코로나19로 확진된 70대 남성이 약 20여 일간 혈장치료제 등의 치료를 거쳐 지난달 18일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다.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는 중증 환자보다 증상 초기에 가장 강력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감염 이후 바이러스 검출치가 최대치에 도달하기까지 약 일주일이 소요되는데, 항체치료제는 그 이전에 투약해야 효과를 보인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셀트리온과 동일한 방식인 단일클론 항체치료제를 개발하는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리제레논은 최근 중증 환자 임상을 중단한 바 있다. 

대웅제약의 항바이러스제는 '카모스타트'가 주성분이며, 이 성분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증상 억제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학술지 '셀'에 따르면 이 물질은 바이러스의 세포 진입에 필요한 프로테아제(TMPRSS2)의 활성을 억제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포 내 진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하지만 국내 개발 중인 주요 치료제는 모두 감염 증상 초기에 유의미하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항바이러스제나 항체치료제는 바이러스 감염된 직후 일주일 차까지만 효과가 있다고 보면 된다"며 그 이유로는 "해당 치료제가 바이러스를 표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체내 바이러스가 남아있는 1~2주 동안만 약효과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경미한 증상에서 코로나19 감염증이 그치면 좋겠지만, 체내 과도한 염증이 진행되면서 폐, 심장, 신장, 뇌 등 다장기부전 등 중증으로 이어지게 된다"며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직접적인 영향 때문이 아니라 사이토카인 매개 물질로 인한 증상 악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땐 바이러스를 타깃으로 하는 항바이러스제 항체치료제가 아닌 스테로이드 등 항염증제를 사용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중증 환자에 쓰인 혈장치료제에 대해서는 "최근 중증 환자 혈장치료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인도 연구 결과가 보고된 게 있다"며 "할장치료제와 혈장치료는 개념이 다르지만, 어쨌든 혈장치료에 쓰이는 회복기 혈장을 표준화하고 규격화한 것이 혈장치료제라서 이것도 많은 사람들에게 큰 효과를 나타낼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치료제 개발 연구의 최종 결과가 나올때까지 지켜봐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까지 나온 이론은 항체치료제, 항바이러스제가 장기 손상을 돌이키지 못할 것이란 추정인 것이다"며 "최종 결과가 도출되고 성적이 객관화 될때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이후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방역 수칙 준수가 급선무라는 게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통상적으로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자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어떤 환자에서 증상 악화를 나타낼지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전문가는 "환자들이 모두 증상 초기에 내원하지 않는다"며 "환자가 얼마나 증상이 악화될지 알 수 없다. 따라서 감염병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