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범여권과 함께 14일 필리버스터 종결 시도
실패하면 여야 모두 난감, 코로나 사태에 역풍 우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이 14일 다시 한번 거대여당의 힘을 앞세운 무력행사에 나선다. 전날 범여권은 필리버스터 종결 요건인 찬성표 180표를 겨우 채웠다. 만약 실패할 경우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12일 ‘국가정보원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종결시킨 데 이어 14일에는 ‘대북전단살포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해 진행되고 있는 필리버스터를 종결하기 위한 투표를 시도한다.

민주당은 전날 오후 9시께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서’를 제출했다. 필리버스터 무력화의 명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사태에서 찾았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야당의 의사 표시는 이미 할 만큼 했다"면서 “코로나19 대확산에도 무제한 토론만 하는 것은 국회의 직무 유기”라고 지적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재적의원 5분의3(180석) 이상이 동의할 경우 현재 본회의에서 진행되는 필리버스터는 강제 종결된다. 또한 종결요구서(재적의원 3분의1·100석 이상)가 제출된 지 24시간 이후인 이날 오후 9시께 종결 여부를 표결에 부칠 것으로 보인다. 

   
▲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대북전단금지법 개정안)관련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구속기소된 정정순 의원을 제외할 경우 173석의 민주당 입장에서는 7석의 지원군이 필요하다. 민주당 의원 전원이 참석한다는 가정 하에 열린민주당 3석, 탈당 및 제명 당한 이상직·양정숙·김홍걸 의원까지 더하면 179석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중 한명이 찬성하면 180석이 된다.

반대로 보면 1석이라도 이탈할 경우 필리버스터를 종결시킬 수 없게 된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연말이다보니 지역구를 찾아야 할 일이 많은 상황”이라면서 우려를 했다. 이를 감안한 듯 민주당은 각 의원실에 “표결을 위해 지방 일정과 출장 등을 최소화하고 꼭 본회의에 참석해달라”는 공지를 내린 상태다.

필리버스터 종결 투표가 부결되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국회법 제92조는 ‘부결된 안건은 같은 회기 중에 다시 발의하거나 제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석의 여지가 남아있지만 투표로 부결된 필리버스터 종결요구서를 다시 제출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질 경우 여야 모두 난감해진다.

앞서 국가정보원법에 대한 필리버스터에서 초선 의원 전원이 참가 의사를 밝히는 등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던 국민의힘은 스스로 종결을 선언하는 것 외에는 퇴로가 없어진다. 그렇지 않을 경우 “중차대한 시기에 국회가 소모적인 무제한 토론만 이어간다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김태년)”라는 여당의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중요한 입법과제들도 빠른 시일 안에 매듭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필리버스터가 연말 임시국회 끝까지 진행되면 이 대표의 ‘미래입법과제’ 등 당론으로 밀어붙이는 법안의 처리가 불가능해진다. 장기간 필리버스터로 국회가 마비되는 상황에 대한 집권여당의 책임론도 불거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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