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3900원, 이마트 4900원…초저가 ‘마트와인’ 입문자 대거 유입
코로나19 3차 대유행, 크리스마스 '집콕 홈파티' 와인 주목
   
▲ 롯데의 첫번째 시그니처 와인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와인이 ‘비싼 술’, ‘기념일에 마시는 술’이란 과거 인식에서 벗어나 ‘제2 전성기’를 맞았다. 주 52시간 근무로 집에서 간단하게 술을 슬기는 혼술·홈술 문화가 확산한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집콕’ 트렌드와도 맞물렸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올 한해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와인 매출이 급증했다. 

올해 이마트 와인 누적 매출액은 지난달까지 약 1100억원을 달성했다. 판매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0.6%로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2018년 16.4%보다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와인 단일 품목으로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한 것도 사상 처음이다. 이마트에서 연간 1000억원 이상 팔리는 품목은 라면이나 우유, 축산, 맥주 등 생필품이 대부분이다. 올해는 와인을 우유나 맥주만큼 마신 꼴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4900원짜리 칠레산 와인 ‘도스코파스’ 와인 2종을 선보였다. 올해 7월에는 프리미엄급 ‘도스코파스 리제르바’를 8900원에 내놓고 저가 와인 제품군을 강화했다.

롯데마트에서도 올해 1~11월 와인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보다 50%이상 신장했다. 

코로나19 이후 홈술족이 늘었고, 이에 맞춰 롯데마트는 지난 6월 3900원 초저가 와인인 ‘레알 푸엔테’, 4900원 칠레 와인인 ‘나투아’ 등을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이 같은 초저가 제품들이 마트 와인으로 입문하는 소비자를 끌어들이는데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롯데 유통 계열사 통합 물량으로 계약해 가격을 낮춘 시그니처 와인 ‘트리벤토 와인’도 지난 9일 선보였다. 트리벤토 와인은 롯데마트 평균 와인 구매가인 1만1647원보다 747원 더 낮은 가격으로 설정했다. 롯데마트와 백화점, 슈퍼, 세븐일레븐에서 모두 같은 가격으로 판매한다.

시장이 커지면서 와인 가격대가 저렴해 진 것뿐만 아니라, 소비자 접근성도 높아졌다. 

   
▲ 편의점 CU는 15일 포켓CU 와인샵 모바일 앱에 사전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사진=BGF리테일 제공


지난 4월 국세청에서 모바일 주류 판매를 허용하면서 편의점 와인 매출이 두드러졌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씨유(CU) 전체 와인 매출도 2017년 14.5%, 2018년 28.3%, 2019년 38.3%에 이어 올해(1~11월)는 60.9%로 주류 카테고리에서 전년 대비 가장 높은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멤버십 어플인 포켓CU를 통한 주류 예약 서비스 ‘CU 와인샵’의 지난 11월 매출은 개시 초기 대비 무려 8배 이상 늘었다. 서비스 운영 반 년 만에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최지영 BGF리테일 CRM팀 팀장은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홈술 문화가 확산되면서 편의점에서도 예약 구매로 100만원대 와인이 완판될 정도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CU는 모바일 앱을 통해 O2O 판매를 강화하며 제품 라인업은 물론, 구매 편의성까지 높여 연말 편의점 와인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GS25는 당일 와인예약 서비스 ‘와인25’를 시작한 이후 강남권 매출이 70% 이상 뛰었다.

주류회사도 와인사업을 눈여겨보고 있다. 하이트진로 올해 와인 사업은 전년대비 10% 이상 성장했다. 와인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인 2015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주류업계는 국내 와인 시장이 금융위기 이후 거품이 꺼지고 성숙기로 들어섰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국내 와인 사업의 경쟁이 심화되고 침체가 이어져, 일부 와인수입업체가 부도가 나고 매각되는 등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최근 들어서는 국내 와인 애호가들이 증가한 만큼 수요와 판매 유통 채널도 확대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까지 한국에 수입된 와인은 4만2640톤(t)이다. 올해 코로나19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총 수입량은 전년을 웃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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