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내 조직 이용한 위법 어려워…현재 수준이면 지속 가능성 문제 없어"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 대한 평가를 담당하고 있는 강일원 감시위원(전 헌법재판관)이 삼성 준법감시위의 '실효성'과 '지속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는 출범 1년이 되지 않는 삼성 준법감시위 활동에 대해 '합격점'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삼성 준법감시위 활동을 평가한 전문심리위원 3인은 지난 14일 재판부에 총 83페이지 분량의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번 보고서에서 강 위원은 세부항목 평가항목 18개 가운데 긍정 10, 중립 2, 부정 6의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강 의원은 재판부가 지정한 인물로 중립적 입장에서 삼성 준법감시위를 바라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강 위원은 △법령에 따른 준법감시제도의 실효성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실효성 △강화된 준법감시제도의 지속가능성 등 3개 항목으로 구분해 세부 평가를 했다.

강 위원은 "준법감시제도가 강화되고 준법감시조직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회사 내 조직을 이용해 위법행위를 하는 것은 과거에 비해 어려워진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또 "준법감시위원회가 출범해 회사 내부 준법감시 조직과 유기적으로 연계해 준법감시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점도 내부 조직의 한계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고 삼성 준법감시위의 실효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강 위원은 새로운 유형의 위험 정의와 선제적인 예방·감시 활동 등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지만, 준법감시위원회 권고에 따라 세계 3대 경영 컨설팅기업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이와 관련한 컨설팅 작업을 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부분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삼성물산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인멸 등과 관련한 사실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 고발된 임원 등에 대한 소극적 조치 등을 미비점으로 지적했다.

준법감시위원회의 실효성에 대해 강 위원은 "독립적인 운영으로 삼성의 준법문화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국민 기자회견을 이끌어내는 등 성과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강 위원은 "준법감시위원회는 협약에 가입한 관계사와 최고경영진에 대해 폭넓은 준법감시 및 통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내부 조직이 하기 어려운 최고경영진에 대한 감시, 감독 등 강화된 준법감시 활동을 하고 있다"고 강화된 삼성의 준법 경영을 소개하기도 했다.

강 위원은 '강화된 준법감시제도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준법감시위원회도 조직과 구성, 최고경영진의 지원, 회사내 준법문화, 여론 관심 등이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지속 가능성에 문제가 없다"며 "재판부의 권고로 준법감시위원회가 구성되고 관계사 및 계열사의 준법감시 조직이 강화된 것은 긍정적 변화"라고 했다.

한편 변호인과 특검이 각각 추천한 김경수 위원(변호사)과 홍순탁 위원(회계사)의 평가는 엇갈렸다.

김 위원은 "준법감시위 출범은 근본적인 구조적 변화로 진일보한 것은 틀림없다"며 "최고경영진에 특화된 조직으로 역할이 부여돼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고 계속된다면 위원회 지속 가능성도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는 평가를 내렸다. 반면 홍 위원은 "지속가능한 제도인지 확신할 수 없어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난다"며 부정적 입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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