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침체 우려와 실수요자 위주 재편
[미디어펜=유진의 기자]대구광역시 전체가 규제지역으로 묶였다. 지난 17일 수성구에 이어 나머지 7개 구·군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되자 지역 부동산 시장이 당혹스러운 반응이다. 정부는 광범위한 규모의 규제지역 지정과 수도권에서만 실시하던 실거래 조사를 지방으로 확대해 사전 풍선효과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최근 부동산 규제지역을 읍면동 단위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한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인 만큼,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다. 특히 규제지정으로 인해 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 대구 아파트 전경./사진=연합뉴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구 7곳과 포항 남구, 경산 등 전국 36곳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지정 했다. 이에 따라 대구는 지난달 20일부터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수성구를 포함, 전(全)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이 됐다.

조정대상지역은 3개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하는 등 정량요건을 충족한 지역 중 여러 상황을 종합해 과열로 판단된 곳을 지정한다.

투기과열지구는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은 지역 중 청약경쟁률이 높거나 주택공급량 급감해 가격 상승 우려가 있는 지역 중에서 선정한다.

특히 조정대상지역이 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9억원 이하 구간은 50%, 9억원 초과분은 30%로 제한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은 50%로 규제된다.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 관련 세금이 많아지고 청약 1순위 자격 요건이 높아지는 등 규제를 받는다.

이에 한동안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겪겠지만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조치로 투기 수요가 줄면서 집값이 안정되면 실수요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구 아파트값은 꾸준히 상승하면서 과열양상을 보여왔다. 이에 대구지역에서는 '묻지마 청약'까지 나오며 새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욕구가 끊이지 않았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7일 발표한 '2020년 12월 2주 주간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14일 기준 대구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와 비교해 0.40%가 상승했다. 이는 울산(0.79%)과 부산(0.71%)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것은 물론 지난주(0.41%)와 같은 0.4%대의 상승 폭을 이어갔다.

특히 수성구는 지난주 0.62%에 이어 이번 주에도 0.58%가 올라 8개 구군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셋값은 0.33%가 상승했고 수성구가 0.50%로 가장 많이 올랐다.

이렇다 보니 새아파트값 상승도 지속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아파트 분양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대구의 ㎡당 새 아파트 분양가는 466만8000원으로 3.3㎡ 당 154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달 전국 평균 분양가(㎡당 380만3000원)를 크게 웃돌았고 서울(807만9000원), 인천(472만원)보다는 낮았지만 최근 집값 상승이 뜨거운 부산(397만4000원)보다 높았다. 한달새 ㎡당 2만4000원이 뛰었고, 1년 전보다는 26만3000원이 올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구 아파트값 상승이 지속되면서 신축 아파트 가격까지 지속적으로 끌어올렸다"며 "이번 지정으로 애꿎은 서민들의 내집마련이 멀어지기도 하겠지만, 투기수요를 차단할 수 있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시장 안정화는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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