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지현 IBK기업은행 PB고객부 전임연구원
연말정산 시즌이 돌아왔다. 직장인들에게는 숨가빴던 한 해도 이제 다 지나갔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 때가 바로 이 연말정산 시즌이 아닐까 싶다. 그 동안 연말정산은 직장인들에게 ‘13월의 월급’이라 불리며 환급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지만, 이제는 ‘세금 폭탄’이라는 또 다른 말로 우리를 긴장하게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환급액이 줄어든 것은 물론 여기저기서 세금을 토해냈다는 볼멘 소리가 들리니 말이다.

변경된 세법개정안으로 환급을 받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금융상품을 잘만 활용하면 연말정산 과정에서 상당한 절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연말정산에 도움이 되는 금융상품과 절세혜택이 있는 금융상품에 대해 알아보고 더욱 풍요로운 2015년을 맞기 위한 재테크 플랜을 짜보도록 하자. 

체크카드, 자신의 소비현황 파악이 우선
우선 올해 말까지만 적용하기로 되어 있던 신용카드 등의 카드 사용액과 현금 사용에 대한 소득공제 규정이 2016년 말까지 2년 더 연장된다. 이에 2016년 12월 31일까지 총급여 25%를 초과하는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에 대해 신용카드 15%,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 30%, 전통시장과 대중교통비 30%의 소득공제율이 적용된다.

여기에 정부는 올해 7월부터 내년 6월 사이에 체크카드와 현금으로 2013년 연간 사용액의 50%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소득공제율을 한시적으로 40%로 적용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단, 이는 2013년 대비 2014년 신용카드 등 본인 사용액이 증가한 사람에게만 적용된다.

이렇게 보면 체크카드나 현금을 사용하는 것이 더 유리해 보이지만 무조건적인 체크카드, 현금의 사용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연봉의 25%까지는 신용카드를 쓰든 체크카드를 쓰든 상관없이 최고 300만원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체크카드나 현금 사용액에 대해 무조건 40%가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카드 사용액이 전년보다 증가하지 않았고, 체크카드나 현금 사용액이 지난해 체크카드 사용액의 50%를 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 그러므로 자신의 현재까지 소비 현황을 파악해 보고 앞으로 어떤 결제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 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두마리 토끼를
절세와 내 집 마련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면 올해가 가기 전에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하기를 권한다. 총 급여가 연 7천만원 이하인 무주택 세대주의 경우, 기존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 대상 납입한도가 120만원에서 240만원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소득공제율도 저축 납입액의 40%나 된다. 단, 기존 가입자 중 총 급여가 연 7000만원을 초과하는 사람은 2017년까지 납입 한도가 120만원으로 유지된다.

한편 주택담보대출(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의 소득공제 대상과 한도도 확대된다. 만기 15년 이상 고정금리로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을 받으면 최대 1800만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만기 10년 이상으로 고정금리나 비거치식 분할상환을 하는 경우 300만원까지 공제하는 세법조항이 신설되었다.

세제혜택은 물론 추가 수익 기대까지…소득공제장기펀드
연간 급여액이 5천만원 이하인 근로자의 경우 재테크와 세테크를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소득공제 장기펀드(이하 소장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소장펀드는 세제혜택 뿐만 아니라 운용 성과에 따라 추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고, 납입액의 40%(월 50만원씩 연간 최대 600만원 적립 가능)인 24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최장 10년이 가입기간이고 가입 후 연봉이 8천만원까지 올라도 소득공제 혜택은 유지된다. 다만, 자산총액의 4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원금 비보장형 상품이고, 5년을 채우지 않고 중도 해지하면 이자와 배당소득세를 다시 토해내야 하므로 이 점을 주의해야 한다. 

   
▲ 국세청 월간 '국세' 1월호 이미지 캡쳐.
세금우대종합저축, 내년이면 늦다
소득공제 대상은 아니지만 ‘분리과세’를 노린다면 올해 안에 세금우대종합저축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세금우대종합저축은 기본적인 세제혜택뿐만 아니라 금융소득종합과세 금액에도 합산되지 않아 과표구간이 높은 사람에게 유리하다. 성인 1인당 1천만원까지, 60세 이상은 3천만원까지 9.5%의 세율이 적용되어 절세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내년부터는 세금우대종합저축과 생계형저축이 ‘비과세종합저축’으로 통합되어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 독립유공자만 가입이 가능하게 변경된다. 가입 연령에 대해서는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가입 나이를 높인다는 방침으로, 내년엔 61세, 2016년엔 62세 그리고 2019년에 65세로 맞춰지게 된다.

의무기간축소로 매력을 더한 재형저축
내년부터 재형저축의 의무 가입기간이 7년에서 3년으로 단축된다. 다만 대상은 총 급여 2500만원 이하 근로자 또는 종합소득금액 1600만원 이하의 사업자, 15~29세의 고졸 중소기업 재직청년에 한정한다. 재형저축은 서민의 재산형성을 돕는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적립식 금융상품으로, 연봉 5천만원 이하의 회사원이나 종합소득액 3500만원 이하의 사업자가 가입할 수 있다. 재형저축의 최대 매력은 비과세 혜택으로 해지 시 이자소득세(14%)가 비과세된다는 것이다.

의무가입기간이 완화되었으므로, 적용 대상자라면 2015년 1월1일 이후에 가입하는 것이 장기 가입의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다. 장기 가입에 따른 절대적인 비과세 혜택은 줄었으니 소장펀드 등과 비교하여 잘 따져보고 더 이익인 상품에 가입하도록 하자. [기고 = 권지현 IBK기업은행 PB고객부 전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