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수익' 중심으로 전년 동기대비 20% 향상된 실적 예상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에서 영업 중인 증권사들이 4분기까지 성공적인 실적을 기록하면서 올 한 해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들어 급격하게 늘어난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대거 투입됐고,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면서 증권사들의 호실적으로 연결된 모습이다. 

   
▲ 사진=연합뉴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작년 동기에 비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미래에셋대우와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모회사),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등 6개 증권사의 올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8863억원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 동기 7392억원과 비교했을 때 약 20% 증가한 수준이다. 회사별로 보면 한국금융지주가 1875억원으로 가장 많은 4분기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그 뒤로 미래에셋대우가 1647억원,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의 4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각각 1495억원, 1431억원 등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의 이 같은 호실적 원인은 3분기 때와 비슷하다. 4분기에도 국내 증시가 코스피를 중심으로 사상 최고 수준의 상승세를 지속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유입과 투자금액 상승 등도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부문 실적을 견인했다. 현재 국내 주식거래대금은 일평균 30조원을 상회할 정도로 크게 늘어난 상태다.

투자자들의 주식거래가 늘어나면 거래를 중개하는 증권사들의 수탁 수수료 수익도 함께 커진다. 관련 추이를 보면 올해 증권사들의 호실적 현황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예년에는 분기당 1조원 이하였던 수탁수수료는 올해 1분기 1조 3798억원, 2분기 1조 7386억원, 3분기 2조 1219억원까지 늘었다. 

수수료 수익이 2배 혹은 그 이상으로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의 실적 상황 또한 눈에 띄게 좋아졌다. 심지어 작년 9월 중순부터 전자증권시스템이 도입돼 결제수수료가 약 10%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의 수익 상황은 오히려 크게 호전됐다. 올 한 해 국내 주식투자 열풍이 얼마나 거셌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처럼 실적상황이 눈에 띄게 호전됐음에도 국내 증권사들은 ‘표정관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로커리지 수익보다는 자산관리(WM)나 기업금융(IB) 분야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가는 것이 바람직한 만큼 올해의 행운을 ‘실력’으로 포장해선 안 된다는 경계심도 엿보인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올 한 해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 부문을 제외한 해외부동산 투자나 기업금융 분야에선 욕심만큼 활발한 경영을 하지 못했다”면서 “주식시장 상승세가 내년까지 이어진다고 단언할 수 없는 만큼 새로운 수익구조를 수립해야 한다는 위기감을 모든 회사들이 공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