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한진해운 발행 2000억원 영구교환사채 500억원 투자
수출입은행이 기존 선박, 해양, 플랜트 금융지원 위주에서 벗어나 항만, 서비스 금융, 투자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해양금융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한진해운이 발행한 2000억원의 영구교환사채(이하 영구 EB)에 가장 큰 규모인 500억원을 투자했다고 22일 밝혔다.
영구교환사채는 주식과 채권의 중간성격을 띤 신종자본증권이다. 명시적 상환의무가 없다는 측면에서 국제회계기준상 자본으로 인정한다. 투자자 선택에 따라 주식으로 교환가능하다. 투자만기는 3년 1개월이며 대한항공 차액정산계약으로 신용보강했다.
이번 영구EB투자는 수은이 주축 투자자로 나서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다수의 공제회, 증권사, 저축은행이 함께 참여했다.
한진해운의 영구EB 발생 성공의 결정적인 역할을 수은의 투자였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사실 대항항공의 신용보강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수요가 제한적이었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영구채 발행이 무산된 후 재무구조를 개선키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해왔다.
이번 영구EB 발행 성공으로 한진해운은 부채비율을 800%대로 대폭 낮춰 자금조달 위기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특히 수은이 투자한 500억원은 별도의 트란쉐(Tranche)로 구성돼 한진해운의 '하이사 항만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한진해운은 자회사(HPC)를 통해 지난 2006년부터 일본 도쿄·오사카, 대만 카오슝에서 항만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아시아 항만사업이 다소 침체된 상황이지만 한진해운, 덴마크 머스크, 스위스 MSC 등 주요 고객이 다변화돼 있는 만큼 사업안정성을 확보한 상태다.
더불어 수은은 아시아 항만사업 리파이낸싱에 1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제공한다.
수은 관계자는 "올해 해양금융종합센터를 출범시키며 금융수요자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을 고민하여 왔다"면서 "투자와 대출을 접목하고 업무영역을 확대하여 해운업, 조선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수은은 올해 1조원 규모 에코쉽펀드 조성을 완료하고 연내 파일럿 프로젝트 투자를 예정하고 있는 등 수은법 개정 이후 투자금융 확대를 통해 국적선사 지원에 전방위로 나서고 있다.
이달부터 업무개시한 에코쉽펀드는 국내 해운·조선산업 지원과 선박펀드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14년 하반기 수은 주도로 결성된 1조원 규모의 선박펀드다.
수은 관계자는 "국내 해운업계 지원을 위한 프레임워크는 어느 정도 마련된 셈"이라며 "앞으로 해운업계의 목소리에 더욱 귀기울여 적시적소에 금융이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미디어펜 = 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