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16개월 된 입양아 정인 양을 수 개월 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이 이번 주 열린다.

10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신혁재)에 따르면, 오는 13일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모 장모 씨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등 혐의를 받는 양부 안모 씨의 첫 공판이 열린다.

장 씨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입양한 딸 정인 양을 상습 폭행·학대하고, 10월 13일 등 부위에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또 지난해 3∼10월 15차례에 걸쳐 정인 양을 집이나 자동차 안에 홀로 방치하고, 유모차가 엘리베이터 벽에 부딪히도록 힘껏 밀어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장 씨의 학대 사실을 인지하고 정인 양의 건강 상태가 악화된 것을 알았음에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남편 안 씨 역시 불구속 상태로 정 씨와 함께 기소됐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정인 양은 등 쪽에 가해진 강한 충격으로 인한 복부 손상으로 사망했다. 그러나 어떤 방법으로 충격이 가해졌는지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검찰은 장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지 못하고 아동학대치사 혐의만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검찰이 최근 전문 부검의들에게 정인 양 사망 원인에 관한 재감정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살인 혐의가 추가로 적용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만일 살인 혐의가 적용되면 장 씨의 형량은 대폭 늘어나게 된다. 대법원 양형 기준에 따르면 살인죄는 기본 양형이 10∼16년으로, 가중 요소가 부여되면 무기 이상의 중형도 선고가 가능하다. 반면 아동학대치사의 경우 기본 4∼7년, 가중 6∼10년으로 상대적으로 양형 기준이 낮다.

한편 해당 사건은 방송을 통해 재조명되면서 시민들은 재판부에 장 씨의 엄벌을 요구하는 진정서수백여건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판부는 그러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유·무죄 여부를 판단하기 전까지 진정서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