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씨젠, 인사 통해 글로벌 공략 강화
바이오벤처는 신약개발 전문가 영입 이어져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외연 확대를 위해 외부 전문가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 확대와 기술수출, 해외 임상 등을 대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 왼쪽부터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 이호 씨젠 글로벌 영업·마케팅 총괄 사장, 이두식 부사장./사진=각 사 제공


11일 업계에 따르면 씨젠은 이호 전 LG전자 아시아 지역대표 부사장을 글로벌 영업·마케팅 총괄 임원으로 선임했다. 이 사장은 LG전자에서 30년 이상 근무했으며 미국·프랑스 판매 법인장, 중남미·아시아 지역 대표 등을 역임한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씨젠의 이번 인사는 매출 비중이 높은 해외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회사의 최근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출은 1조원을 넘어섰는데, 이 중 90% 이상은 해외 매출이 차지할만큼 해외 수요가 높다. 따라서 이 부사장 영입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해외법인 7곳의 영업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씨젠은 지난해 12월 대림산업 CPO(최고구매책임자) 출신 이기선 부사장을 제조·구매 총괄로 영입하기도 했다. 이 부사장은 LG전자 해외생산법인관리 담당과 LG CNS CPO를 거쳐, 2018년부터 대림산업에서 CPO 겸 외주구매실장을 역임했다. 이 부사장 영입을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물량을 좀더 안정적으로 공급해나갈 것으로 분석된다. 

메디톡스는 대검 수사기획관 출신 이두식 부사장을 윤리경영본부(신설) 총괄로 선임했다. 이 부사장은 저축은행, 세월호을 비롯해 대형 금융·지적재산권 사건을 수사·지휘한 장본인으로 메디톡스는 대웅제약, 중국 밀수출 의혹, 무허가 원료 제조 의약품 등으로 휘말린 법적 소송에서 큰 역량을 발휘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메디톡스는 국내외 20여 건의 분쟁이 진행 중이다. 

또 회사는 최근 신설한 윤리경영본부를 통해 준법, 윤리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신뢰를 회복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창사 이래 10년만에 존림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림 사장은 미국 스탠포드대 화학공학 석사, 노스웨스턴대 MBA(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글로벌 제약사 로슈와 제넨텍에서 생산·영업·개발총괄 및 CFO(최고재무책임자) 등을 역임한 제약바이오 전문가다. 그는 2018년 9월부터 삼성바이오에 합류해 3공장 운영을 총괄하면서 안착시킨 인물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번 인사의 특징은 수장을 교체하면서 업계에 눈이 밝은 내부 인사를 채택했다는 점이다. 이는 호흡이 긴 바이오의약품 업계 특성상 무리한 경영진 교체는 회사가 지향하는 방향이나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다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내부 인사 중 림 사장이 의약품 생산, 유통, 판매에 대한 전문 지식과 개발 총괄, CFO 경험을 보유한 화려한 이력도 큰 작용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 왼쪽부터 조의정 알테오젠 글로벌 신약 연구 책임자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자문위원으로 영입한 모리스 로젠버그 박사./사진=각 사 제공


바이오벤처에선 연구개발 전문가 영입에 공들이고 있다. 

지난해 4조 기술수출 잭팟을 터트린 바이오벤처 알테오젠은 혁신신약 연구개발 전문가 조의정 박사를 글로벌 신약 연구 책임자로 선임했다. 조 박사는 토론토대학에서 병리생리학 박사 취득 후 약 20여 년간 혁신신약 연구개발에 매달린 글로벌 신약개발 전문가다. 스크립스 연구소에서 초기 히트 물질 발견부터 작용기전 연구를 리드했으며, 지난 3월 BMS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받은 다발성경화증 치료제인 제포시아 개발 프로그램에서도 주된 역할을 했다.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바이오)는 ADC(항체-약물 복합체) 개발 및 상업화 전문가인 모리스 로젠버그 박사를 과학자문위원(SAB)으로 영입했다. 로젠버그 박사는 30년간 제약바이오산업에 종사하며 미국 FDA로부터 승인받은 6개 약물개발에 참여했다. 그는 ADC 분야 최초의 블록버스터 치료제인 시애틀제네틱스의 애드세트리스와 최근 길리어드로 인수된 이뮤노메딕스의 트로델비를 초기 개발단계부터 생산, 허가까지 주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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