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삼성‧대신증권 잇따라 "신용공여 한도 소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거침없이 상승하던 증시가 잠시 ‘숨고르기’ 장세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는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신용공여 한도 소진으로 신규 신용융자 매수를 일시 중단하는 사례도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주식투자 열기는 오히려 탄력을 받는 분위기라 시장 안팎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권사들의 신규 신용융자 매수 ‘일시중단’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각 신용공여 한도 소진에 따른 것이다. 일단 대신증권이 이날부터 신규 신용거래융자 매수를 중단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예탁증권담보대출은 이용할 수 없고, 신용거래융자 매수도 당분간 불가능하다. 단, 매도담보대출과 보유 신용, 대출 잔고에 대한 일부 만기 연장은 할 수 있다.

삼성증권은 이미 지난 13일부터 별도공지 시까지 신용융자매수를 제한한다고 발표한 상태다. 증권담보대출 역시 중단했고 대신증권과 마찬가지로 매도담보대출 정도만 가능하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신용융자와 예탁증권담보대출을 일시 제한하고 매도담보대출만 이용 가능하다고 지난 15일 공식 발표했다.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가 잇따라 중단되고 있는 것은 최근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음에도 개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빚투’ 역시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각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한도가 급격하게 소진되고, 신용융자‧예탁증권담보대출 등의 회사한도 혹은 종목한도가 초과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15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3100선 아래로 내려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은 이날만 2조 1000억원어치가 넘는 물량을 순매수했다. 오히려 지금이 투자적기라 판단하고 매수 포지션을 취한 것이다. 

이 가운데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전체 신용융자 규모는 21조 2826억원대로 크게 늘었다. 특히 코스피의 신용거래 융자가 하루 만에 11조원대로 급증했다. 이는 최근의 증시열풍이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를 위시한 대형주들에 집중되고 있는 흐름과 궤를 같이 한다.

금융당국은 이미 이와 같은 상황에 경계 시그널을 시장에 보낸 상황이다. 예를 들어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부행장급)들과 비대면 회의를 진행해 최근의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이는 사실상 당국이 ‘빚투’와 관련된 금융기관들의 행보를 관리하겠다는 의도로 읽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해 들어서 신규 마이너스통장 개설 건수가 급증하면서 증권가뿐 아니라 은행권 역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면서 “빚을 내서 감행하는 투자에 대한 시장 안팎의 경계심도 점차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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