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언론불신, 언론인 직업윤리 숙지해 신뢰 되찾자”
서문, 본문 9항, 보칙 등 언론의 기본적 윤리규범으로 구성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박민규 기자] 한국인터넷신문협회(인신협)와 한국기자협회(기자협)가 국내 언론계에 종사하는 기자들이 기본적으로 숙지해야 할 윤리헌장을 새롭게 마련했다. 

   
▲ 한국인터넷신문협회와 한국기자협회가 '언론윤리헌장'을 새롭게 제정했다. 행사 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가졌다. /사진=미디어펜


언론 불신이 깊어가는 현실을 성찰하고, 언론의 역할과 직업윤리를 재정립하기 위해 지난 5개월 동안 언론계 종사자를 포함한 전문가들이 심혈을 기울여 헌장으로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인신협과 기자협은 19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두 협회가 제정한 언론윤리헌장을 선포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3단계 수준의 방역지침을 준수해 진행됐으며, 유튜브로도 생중계됐다.

   
▲ 이근영 한국인터넷신문협회장이 인사말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이근영 인신협회장은 인사말에서 “2년 전부터 저희 협회가 독자적으로 이런 언론헌장 같은 윤리기준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한국기자협회와 뜻이 맞아서 이번에 언론윤리헌장을 마련하게 됐다”며 “이 언론헌장이 언론자유지수를 높이고 동시에 언론자유지수와 너무 차이나는 언론신뢰지수의 격차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덧붙여 “협회는 오늘 제정되는 언론윤리헌장을 근거로 올해부터 이에 대한 교육과 토론 등을 실천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헌장을 근거로 언론윤리대상도 시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이 인사말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동훈 기자협회장은 이날 언론과 기자들이 다른 직업군보다 철저한 윤리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헌장을 제정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김 기자협회장은 “(어려운) 언론 상황을 극복하고 개선하기 위해서는 외부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변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일선 기자들은 물론 각사 데스크를 비롯해 편집국과 보도국을 책임지고 계신 편집국장 보도국장께서도 헌장의 준수와 정착을 통한 언론계의 신뢰회복에 동참해주시고 앞장서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기자협은 이번 헌장 선포에 발맞춰 언론계와 내용을 공유하고 토론회 및 세미나 등 다양한 활동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 표완수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이 축사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축사를 맡은 표완수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은 “한국 언론의 신뢰도가 몇 년째 바닥권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어서 언론 진흥의 임무를 맡고 있는 저희 언론재단으로서는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며 “이번 헌장이 모든 언론활동 종사자들에게 널리 확산되어 실천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언론윤리헌장 제정위원장을 맡은 배정근 숙명여대 교수는 경과보고를 통해 코로나19 속에서도 이번 헌장을 마련하기 위해 제정위원 등 관계자들이 지난 5개월 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 배정근 언론윤리헌장 제정위원장이 경과보고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헌장 제정위원회는 배정근 위원장 외 11명의 제정위원(홍진수 경향신문 편집국 문화부 기자, 김영화 한국일보 뉴스부문장, 조성원 KBS 기자, 이봉현 한겨레 저널리즘책무실장, 신춘범 KBS 해설실장, 김동기 기자협 기획국장, 강지혜 투데이신문 편집국장, 정소현 시사위크 기자, 김기현 인신협 사무총장, 김민정 한국외국어대 교수, 류신환 변호사) 등 언론 3대 단체에서 추천한 언론학자, 언론인, 변호사가 멤버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9월9일 정식 출범해 매주 수요일 정례 전체회의를 진행하는 한편, 별도의 실무그룹 회의를 가지고 회의에서 마련한 초안을 바탕으로 헌장을 논의‧결정했다. 

배 위원장은 “(회의) 초반에는 국내외 윤리규범을 광범위하게 수집해 비교분석하고, 한국적 현실에서 강조돼야 될 가치와 원칙 등을 논의했다. (회의) 후반에는 구체적인 문안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특히 언론윤리가 특정 언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헌장 내용을 단체 소속 언론인 외 보도와 논평에 종사하는 모든 언론인을 포함하는 보편적 규범을 기준으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제정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말 언론윤리헌장 초안을 완성한 뒤 12월16일 언론계와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공청회를 가졌으며, 지난 11일 헌장을 최종 확정했다.

윤리헌장은 총 9항(1항 진실을 추구한다, 2항 투명하게 보도하고 책임있게 설명한다, 3항 인권을 존중하고 피해를 최소화한다, 4항 공정하게 보도한다, 5항 독립적으로 보도한다, 6항 갈등을 풀고 신뢰를 북돋우는 토론장을 제공한다, 7항 다양성을 존중하고 차별에 반대한다, 8항 품위있게 행동하며 이해상충을 경계한다, 9항 디지털기술로 저널리즘의 가능성을 확장한다)으로 구성돼 있다. 

배정근 제정위원장은 이번 윤리헌장에 시대적 가치를 반영하기 위해 그동안 언론윤리규범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2항, 3항, 6항, 9항을 특별히 반영했다고 밝혔다. 특히 헌장 서문에 시민에 대한 봉사의무를 강조하고, 내용 표현에 언론과 시민의 관계를 평등하고 호혜적인 관계로 기술했다고 강조했다. 

배 위원장은 “이번 헌장 제정은 언론에 대한 불신이 깊어가는 현실을 성찰하는 한편, 언론계 스스로 언론의 역할과 직업윤리를 재정립하고 실천하려는 자발적 노력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고 밝혔다. 

   
▲ (사진 왼쪽부터) 김동훈 기자협회장, 배정근 제정위원장, 이근영 인신협회장 /사진=미디어펜


이날 이근영 인신협회장과 김동훈 기자협회장은 새롭게 마련된 언론윤리헌장에 각자 서명하고, 헌장을 제정한 배정근 위원장과 제정위원 5명(강지혜, 김기현, 김영화, 이봉현, 정소현)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한국인터넷신문협회와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고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이근영 인신협회장, 김동훈 기자협회장, 표완수 언론진흥재단 이사장, 언론윤리헌장 제정위원 등 3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