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대형주에 집중됐던 개인 투자자 관심, 코스닥 중소형주 이동 가능성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코스닥 지수가 20여년 만에 장중 1000포인트 고지를 넘어섰다. 그동안 신고가 행진을 이어 온 코스피 대비 저조한 흐름을 보였던 코스닥인 만큼 향후 방향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 코스닥 지수가 20여년 만에 장중 1000포인트를 넘어서며 향후 전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70포인트(0.07%) 오른 1000.00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장 초반에는 1004.30치솟기도 했다. 지수가 1000을 넘어선 것은 2000년 9월 15일(장중 고가 1037.59) 이후 20년 4개월 만이다.

시장에서는 코스피 대형주에 집중됐던 동학개미들의 매수세가 코스닥으로 옮겨 붙으며 순환매 장세가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번 주 진행되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의 결과 등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올해 들어 코스닥 지수는(25일 종가 기준) 3.19%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1.68% 급등한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매년 1월 코스닥지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코스피지수를 웃도는 ‘1월 효과’가 기대됐던 것과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이 저조한 이유는 올해 1월 증시가 그동안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코스닥 시장은 전통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놀이터로 불렸지만, 개인들의 코스피 대형주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지난해 산타 랠리(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 이후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대다수를 차지하는 바이오·제약 업종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인 것도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심원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개인이 코스피 보유 종목을 확대했고, 현재 시장 상황은 단순 연초가 아닌 충격 이후 회복 국면”이라며 “회복국면에서는 중장기적으로 경기민감주 비중이 높은 코스피가 우위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지난 25일까지 개인은 코스피에서 13조4500억원어치를 매수했지만, 코스닥에서는 2조1600억원 사들이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개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2조5000억원, 코스닥 시장에서도 1조3700억원 매수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코스닥 지수가 1000 고지를 넘어선 만큼 향후에는 코스피 대형주에 쏠렸던 투자자들의 관심이 코스닥 중소형주로 옮겨 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 확대 방침 및 시총 상위 위주의 공매도 재개 가능성은 코스닥으로의 자금 이동 가능성을 키우는 모양새다. 

김재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 초 대형주로 쏠렸던 신규 개인 수급이 중소형주로 이동할 가능성 높다고 판단된다”면서 “아직 공매도에 대한 허용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현재 거론되는 시총 상위 대형주부터 공매도 허용하는 방안이 실행될 경우 공매도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큰 개인 수급 특성상 코스피에서 코스닥으로의 수급 이동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중소형주 랠리가 시작된다면 상승장에서는 성장주에 대한 투자전략이 유효하다”면서 “우주, 풍력, 자율주행, 로봇 등 고성장이 전망되는 미래산업의 우량 기업들을 눈여겨 볼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