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5개월여만에 매매수급 최고치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정부 공급대책이 무색하게 아파트 매수 심리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집계됐다. 특히 정부는 2월 중 주택공급을 예고했지만, 내 집 마련 문턱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수도권 아파트 매수세가 역대 최고조에 달했다. 공급이 한정된 상태에서 주택만 나오면 사들이겠다는 ‘공황 구매’가 이어지고 있다.

   
▲ 서울시 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14.7로 2012년 7월 통계작성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부산(115.1)과 대전(116.5), 대구(120.4), 광주(109.5), 울산(116.1) 등 광역시가 모두 100을 넘겼다. 

충남(114.7)과 충북(108.6), 경남(104.6), 경북(109.1), 전남(106.5), 전북(101.3)도 매수세가 컸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 등을 통해 작성하는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많으면 매수자가, 적으면 매도자가 많다는 얘기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17.2로 전주(115.3)보다 올라 2012년 7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경기도(123.1)와 인천(112.8)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서울(109.2)도 패닉바잉이 절정에 달했던 8월 초(111.1)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강남 등 고가주택이 밀집한 지역도 집값 과열이 계속되고 있다. 사정은 조금 다르다. 규제 평준화의 영향으로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수요가 몰렸고 강북 지역 매매가격 상승의 반사효과를 받아 시장이 과열됐다.

아울러 매물 부족은 자연스레 아파트값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부동산원이 매주 집계하는 아파트값 변동률 역시 지난 18일 0.31%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 인천 곳곳에서는 신고가 경신 나타나고 있다. 특히 교통 호재와 개발 기대감이 있는 곳은 실거래가가 단기간에 수억원 상승하며 과열 조짐까지 보인다. 

실제 덕양구 원흥지구 '원흥동일스위트 7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 5일 11억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12월 평균 실거래가 8억7360만원보다 2억원 이상 높은 수준이며, 지난해 1월(6억1717만원)의 2배 수준이다. 현재 매물 가격 평균은 13억원 이상이며, 일부 매물의 호가는 15억원에 달한다.

앞서 정부는 2월 설 연휴 전 수도권 주택공급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공공재개발과 공공재건축, 역세권 고밀도 개발 등 공급대책 줄기는 잡힌 상태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수도권, 특히 서울 시내에서 공공 부분의 참여와 주도를 더욱더 늘리고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절차를 크게 단축하는 방식으로 공공재개발, 역세권 개발, 그리고 신규 택지의 과감한 개발을 통해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을 뛰어넘는 부동산 공급을 특별하게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부동산 정책 기조를 규제에서 공급으로 선회했으나, 공급의 주체가 규제 완화에 따른 민간 부문이 아닌 임대 중심의 공공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 이번에도 집값을 잡기는 역부족일 것이라며 내집 마련을 위해 구매욕구를 내비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각종 교제와 함께 임대차3법이 부동산 시장 자극만 불러온 것"이라며 "공급대책에 대한 불신으로 아파트 구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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