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백, 장미족, 공휴족 등 청년 실업에 의한 부채 문제 해결 시급
청년 실업 근본적 원인은 고용, 실업난 해소 대안 필요
올해 청년 실업을 풍자한 신조어들이 쏟아졌다.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뜻의 '이태백', 취업에 대한 불안때문에 항상 스펙쌓기에 몰두하는 '공휴족', 장기간 미취업 상태에 있는 사람을 일컫는 '장미족' 등이 청년 실업의 단상을 꼬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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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실업을 일컫는 이태백, 공휴족, 장미족 등 신조어들이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실업자와 신용불량자의 합성어인 청년실신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청년 백수들에게 취업을 미끼로 사기행각을 벌여 이들을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게 만드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뉴시스 |
최근에는 '청년실신'이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청년실신이란 실업자와 신용불량자의 앞 글자를 떼내어 실신이란 단어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청년 실업 문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청년 백수들에게 취업을 미끼로 사기행각을 벌여 이들을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게 만들게 하는 사연들을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과중한 채무와 신용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경제적 재기를 지원하는 신용회복위원회에서는 이들의 애닮음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어느날 신복위 창구 앞 대기석에서 50대 후반의 남성이 곱상한 얼굴의 청년에게 나무라듯 큰소리로 혼내고 있었다. 상담 차례가 돌아온 50대 남성은 창구에 앉아 하소연을 쏟아냈다.
"제가 이 아이 애비입니다. 글쎄 이 바보 같은 녀석이 사기를 당했어요. 지금까지 직장도 없이 사는 놈이 끌쎄…"라며 푸념했다. 청년은 30대 중반으로 아버지 말대로 이제껏 취업도 못해본 청년백수였다. 지난해 초 인터넷에서 신용카드를 만들어 주겠다는 사기광고에 속아 써보지도 못한 카드대금을 물게 된 처지에 놓였다.
대금 청구서에는 약 600만원이었으며 청구서를 받을 당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한채 벙어리 냉가슴만 쓸어내리고 말았다. 자신이 혼자 해결해 보려고 했지만 사기범에게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이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게 되었고 이후 연체이자까지 1000만원으로 불어나면서 빚 독촉에 시달리게 됐다. 이 아버지는 "넉넉치 못한 형편에 써보지도 못한 돈을 물어주자니 너무 억울해서 위원회를 찾게 됐다"며 한탄했다.
신복위에서는 한 카드사의 단일 채무인 만큼 원금만 갚는다면 채권기관의 동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대신 수입이 전혀 없는 아들 대신 아버지가 조금씩 갚아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접수 등록을 한 후 아들에게 먼저 아르바이트라도 할 것을 권유했다.
또한 신용회복지원이 받아질 경우 월 변제금은 본인이 직접 갚을 것을 권규하면서 신복위의 취업센터에 소개했다.
신복위 관계자에 따르면, 20~30대 청년들이 대학교를 다니면서 학자금 대출을 받는다던지 취업이 어려워 생계비 조달을 했다가 갚지 못해서 신용회복지원을 신청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올해 국감에서도 학자금 대출 장기 연체자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2년 국가장학금 제도가 도입된 이후 올해 장학금은 3조6735억원으로 늘었지만 장기연체자는 늘고 있다. 2011년 4만9314명에서 2012년 7만239명, 2013년 8만5406명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신복위 관계자는 "소득이 없으면 채무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나 부모가 도와줘서 갚아나갈 수 있다면 저희들이 채무조정을 신청받고 지원하고 있다"며 "신복위는 전국 각 지부에 취업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신용회복지원자들이 구직활동을 한다던지 갚아나가다 실직했을때 취업활동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 부채의 근본적인 원인은 고용난에서 비롯된다. 지난해 기준 20대 비경제활동인구는 205만7000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전체 실업류 대비 청년 실업률 비율은 작년 2.58배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3배보다 높은 수준이다. 아예 구직을 포기한 청년들이 전체 청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로 OECD 회원국 중 5위를 차지했다.
한편, 정부도 청년 실업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지난 29일 청와대가 보고한 39개 박근혜정부 핵심 국정과제 중 아쉬운 부분을 청년 일자리와 가계부채, 전세대란 등으로 지목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돌이켜보면 아쉬운 점들이 많다"며 "무엇보다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대학을 나오고도 백수로 살아가는 청년들. 이들의 방치한 정부인지, 부모의 책임인지 등 누구의 책임을 떠나 2015년에는 청년백수가 백만 명이 넘는다는 통계를 접하지 않도록 사회 구성원 모두가 깊이 고민할 때다.[미디어펜 = 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