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가 90만원 육박 벨벳, 2만8600원 요금제 쓰면 기기값 0원
V50, 제품 출고가보다 지원금 더 많아져…돈 받고 살 판
[미디어펜=박규빈 기자]LG헬로비전 알뜰폰 사업자 헬로모바일이 지난해 상반기 출시된 LG전자 'LG 벨벳' LTE 버전을 소리 소문 없이 출시한 가운데 나머지 이통사들도 재고떨이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LG 벨벳./사진=LG전자 제공


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전날 LG헬로비전 헬로모바일을 통해 LG벨벳 LTE 버전을 출시했다. 이는 △6.8인치 디스플레이 △4800만 화소 메인카메라 △8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16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등을 탑재해 지난해 출시된 LG벨벳과 동일한 사양이다. 그러나 LTE 전용 모델인 만큼 5G 안테나만 제외됐다.

출고가는 5G 버전과 같은 89만9800원으로 책정됐지만 월 데이터 3.5GB가 제공되는 2만8600원짜리 요금제를 쓰면 기기값이 0원이라는 설명이다. 재고 소진 차원에서 제조사·통신사가 지원금 수준을 높게 설정했다는 평가다. 이에 더해 헬로모바일은 벨벳 판촉 차원에서 유튜브 프리미엄 3개월 무료 이용권과 전용 케이스 등 각종 사은품도 제공한다.

LG전자는 이후 KT엠모바일·세븐모바일·미디어로그 등 3대 이통사 계열 알뜰폰 회사들을 통해 벨벳 LTE 버전을 론칭한다. 하지만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담당 MC사업본부 축소·매각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홍보 활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LG전자 벨벳은 미국에서도 할인 판매 대상이다. T모바일은 588달러이던 5G 모델 가격을 396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일시 할인이 아닌 영구적 가격이라는 전언이다.

   
▲ LG V50 씽큐(ThinQ)./사진=LG전자 제공


이 뿐만이 아니다. LG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LG V50 씽큐(ThinQ)' 역시 통신사 실구매가가 벨벳과 마찬가지로 0원이다.

LG유플러스는 89만9800원이던 V50 제품 출고가를 75만200원으로 낮췄다. 한편 50만원이 최대이던 공시지원금은 73만원까지 상향했다. 공시지원금 중 15%선인 10만9500원 상당의 추가 지원금까지 더해지면 총 할인액은 83만9500원이다. 제품 출고가보다 지원금이 더 많아져 '돈 받고 사는 것'이라는 우스개도 나온다.

SK텔레콤은 V50S 출고가 낮추기에 가장 먼저 나섰다. SK텔레콤은 지난달 15일 V50S 출고가를 기존 99만9900원에서 84만7000원으로 하향했다. 최대 공시지원금이 8만원대 이상 요금제에서는 60만원이 적용됐다. 추가지원금 9만원을 더하게 되면 V50S의 실구매가는 15만7000원으로 10만원로 확 낮아진다.

V50·V50S는 두 제품은 각각 재작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출시됐다. V50은 LG전자 최초의 5G 지원 스마트폰이며 디스플레이가 2개 달린 '듀얼스크린'이 적용됐다.

이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통신사들이 보유한 LG전자 재고 단말기 규모는 약 40만∼50만대로 추정된다. 이통사들이 이와 같이 대폭 할인에 나섬에 따라 23분기 누적 5조원대 적자를 기록해온 LG전자 MC사업본부 정리 시점도 앞당겨 질 것이라는 평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성비 좋은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을 쓰고 싶어하는 고객의 수요에 맞춰 출시, 판매하는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현장의 반응은 다르다. 일선 대리점에서 근무하는 강모 씨는 "LG전자 휴대폰은 가져다 놔도 잘 안 팔리는 게 현실"이라며 "업무용으로 생성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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