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연대' 결성↑…필요시 회사에 소송 제기하기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증시 상승세의 주요 원동력으로 손꼽히는 개인 투자자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같은 회사 주식을 산 소액주주들끼리 카페에서 정보를 나누고, 필요시 집단행동에 나서 해당 기업에 ‘주가부양 계획’을 요구하는 등 이전보다 권리 찾기에 훨씬 더 능동적인 모습이다.

   
▲ 사진=연합뉴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소액주주들이 뭉쳐서 집단적인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예를 들어 코스닥 상장사 포티스는 현재 상장폐기 위기에 봉착한 상태지만 소액주주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주주모집’에 나섰다.

소액주주들은 현재 ‘포티스 정상화 소액주주연대’를 결성해 경영권 확보를 위한 물밑작업에 나섰다. 가만히 기다렸다가는 꼼짝없이 회사가 상장폐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셋톱박스 전문기업으로 한때 각광받았던 포티스는 현재 거래정지 상태로 회사는 작년 2분기 이후 매출이 제로(0)인 상태다.

이에 소액주주연대는 오는 4월 상장폐지 결정이 최종적으로 나기 전 25% 이상의 주식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면 임시주총을 소집해 소액주주연대 쪽에서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소액주주연대는 발행주식의 약 17%에 해당하는 3000만주를 위임받은 상태다.

또 다른 코스닥 상장기업 씨젠의 ’주주연합회’ 역시 임시주주총회 소집과 주주제안권을 위한 위임장 모집에 나선 상태다. 씨젠의 주가는 현재 작년 고가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이에 대해 회사의 주가부양 의지가 부족하다는 게 소액주주들의 판단이다. 이에 그들은 코스피 이전상장, 주가에 호재가 될 수 있는 무상증자‧액면분할,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사 선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밖에도 메디톡스, 이퓨쳐, 슈펙스비앤피 등의 소액주주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한 집단행동에 나선 상태다. 특히 메디톡스 소액주주들은 최근 회사의 보톡스 제제인 ‘이노톡스’가 미국에 수출한 보톡스 제제와 동일한 제품인지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며 각을 세우고 있다. 이들 소액주주들은 ‘회사의 잦은 허위공시로 피해를 입었다’며 작년 서울동부지법에 손해배상 소송을 내기도 했다.

최근 소액주주들의 움직임은 정보가 부족하고 대응이 느릴 수밖에 없다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있는 양상이다. 이들은 주로 인터넷 카페나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을 통해 발빠르게 소통하며, 메디톡스 사례에서 보듯 필요시 회사에 소송을 제기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행동한다.

소액주주들의 적극적인 모습은 개인투자자들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액주주들의 경우 인원수가 많기 때문에 정보취합 측면에서 집단지성이 발휘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숫자가 급증한 점, 국내증시 변동성이 당분간 클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서 앞으로도 소액주주들의 연대는 더욱 잦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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