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폭등 가격엔 미래 기대감 반영돼…미 정부의 부정적 시선도 위험요소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가상화폐 대표주자격인 비트코인이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15억달러(약 1조6815억원) 매수 소식에 급등하며 사상 처음 5000만원선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앞으로도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암호화폐 거래 사이트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개당 5205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9일 오후 4시30분 전날 대비 22.19% 오른 4만7811달러(약 5340만원)로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운 데 이어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비트코인이 5000만원을 넘어선 데는 테슬라가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중반 이후 암호화폐 비트코인에 엄청난 관심을 보여 왔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8일(현지 시간)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입 소식을 전하면서다. 

테슬라는 증권거래소(SEC)에 공시한 연례보고서(10-K)를 통해 15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샀다고 밝혔다. 현금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을 더욱 다양화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사들였다는 게 테슬라측의 설명이다. 

또 앞으로 비트코인을 받고 모델Y 등 테슬라 전기차를 팔겠다는 뜻도 전했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비트코인 가격은 폭등하며 전고점을 돌파했다. 

사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들어 상승 동력을 잃은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일 역대 처음으로 3만 달러선을 돌파했던 비트코인은 같은달 8일에는 4만1986.37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약 2주 뒤인 지난달 22일 오전 11시 10분께에는 개당 2만9848.26달러에 거래되면서 신고가 기준 30%가까이 폭락하기도 했다.

테슬라가 향후 자산의 일부를 디지털 자산에 더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만큼 비트코인의 추가 상승 여부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온라인 결제 기업 페이팔이 비트코인 결제를 시작한 데 이어 테슬라가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한다는 점이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것이라는 판단이다. 
 
미국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테슬라의 행보는 비트코인을 거래 수단으로 쓰려는 잠재적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머스크의 말 한 마디에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등 비트코인의 크나큰 변동성이 여전히 화폐로서의 기능을 하기엔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기에 현재의 가격 급등 역시 언젠가 화폐의 기능을 할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투기적 성격의 베팅으로 봐야 한다는 평가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비트코인 가격이 재반등한 것은 가상화폐에 대한 낙관론이 지속된 데다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된 영향으로 보인다”면서 “여기에 머스트 테슬라 CEO의 발언도 한몫을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비트코인은 일반적 통화와 비교할 때 변동성이 지나치게 큰 편”이라면서 “과거 비트코인이 급등했다 폭락했던 사례가 있는 데다 이미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가격에 일정부분 반영된 만큼 무조건적인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실제 비트코인은 지난 2017년에도 2만달러를 상회하며 당시로는 기록적인 수준까지 올라갔다가 2019년 초 3000달러 수준으로 폭락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많은 비트코인 등이 불법 자금 조달, 돈세탁 등에 쓰일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미국 정부가 암호화폐 시장울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점도 향후 가격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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