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 기점으로 순매도 속도 둔화될 것…연말까지 30조원 더 팔 것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이 지난해 말부터 30거래일 넘게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며 최장기간 매도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연내 30조원의 추가 매도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 등은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지난 10일까지 32거래일째 순매도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역대 최장 연속 순매도 기록도 경신했다.

연기금 등의 과거 가장 긴 연속 순매도 기록은 2009년(8월 3일~9월 9일)의 28일이었다.

이 기간 총 매도 금액은 10조8132억원에 달한다. 특히 증시가 본격적으로 반등을 시작한 2020년 6월 이후 현재까지 연기금은 18조5108억원을 순매도했다. 또 올 들어 일평균 순매도 대금은 3693억원으로 지난해 일평균 매도 속도(556억원)보다 빠르다.

한국거래소가 구분하는 투자자 분류상 연기금은 연금, 기금, 공제회와 함께 국가, 지자체 등을 포함한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행정공제회, 우정사업본부 등이 여기에 속한다. 거래소는 지난 2018년 12월 10일부터 연기금에 국가지자체를 포함시켰다.

국민연금이 주축이 된 연기금 등은 자산배분 재조정 차원에서 지난해 6월 이후 코스피 주식을 팔아왔다. 코스피 급등으로 국내 주식 수익률이 다른 자산 수익률을 앞선 것도 연기금 등의 자산배분 재조정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리 세워둔 기금운용계획에 따라 자산 비중을 맞추는 연기금의 특성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경우 앞서 해외주식 비중을 늘이는 대신 국내주식 비중을 2025년까지 15% 내외로 축소하는 내용을 담은 중기자산배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말까지 국내주식 목표비중은 17.3%였으며 올해 말까지 16.8%로 0.5%포인트 낮춰진다. 

국내주식 목표비중이 지난해 말 17.3%였음에도 실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19.6%로 2.3%포인트 웃돌았다. 연기금은 지난해 11월 1조10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지만 증시 상승에 따라 국내주식 비중이 오히려 한 달 전(18.0%) 대비 1.6%포인트 늘어났다.

이후에도 연기금이 지속적으로 매도 랠리를 펼치고 있지만 가파른 증시 상승에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비중은 지난해 말 20%를 웃돌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연기금의 국내 주식 순매도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중기자산배분안을 고려할 때 국내 주식 비중은 2025년 말까지 15% 내외로 단계적으로 하락할 예정”이라며 “현재 코스피 레벨이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단순 계산할 때 연말까지 추가로 가능한 연기금 순매도 규모는 30조원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연기금의 올해 하루평균 코스피 순매도 속도를 고려하면 6월초 목표 비중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순매도 속도는 6월 전 둔화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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