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솔루션 전환 새 드라이브 구상
로봇·전기차·수소·UAM 등 다방면 산업 현안 검토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설 연휴기간 동안 외부출입을 자제하고 미래산업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이 전사적으로 준비중인 다양한 지속가능한 미래성장동력을 쉬면서 검토하기 위한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으로 풀이된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아틀라스. /사진=현대차그룹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11일부터 시작되는 올해 설 연휴기간 동안 특별한 일정을 잡지않고 가족들과 자택에서 시간을 보낼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10월14일 회장으로 승진한 뒤 약 3개월의 시간동안 다양하고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장상황 악화에 따른 사상 초유의 사태를 정면 돌파해 현대차그룹의 체질 개선에 전념하는 행보를 보였다. 

회장 취임 직후 전세계 임직원들에게 송출한 메시지에서 △고객 중심 △수소연료전지 기술 적용 분야 확대 △로보틱스, UAM, 스마트시티 등 미래 기술의 현실화를 경영 목표로 제시했다.

재계에서는 시기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정의선 회장의 이 같은 포부가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지만 특유의 쾌속행보를 보이며 속전속결로 추진했다. 

정의선 회장은 취임 직후 현대·기아차를 향한 고객들의 신뢰를 저해하는 요인이자 회사의 리스크 요인이었던 세타2 엔진 결함 문제부터 손을 댔다. 

도합 3조4000억원의 충당금을 반영해 기존 세타2 엔진 평생보증 충당금 부족부분을 반영하는 한편, 세타2 MPI·HEV, 감마, 누우 등 다른 엔진에 대해서도 KSDS(엔진 진동감지 시스템 소프트웨어) 장착 비용을 마련했다.

"항상 고객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소통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기본이 돼야 한다"는 다짐을 실천한 것이다.

수소연료전지 기술 적용 분야 확대를 통한 수소 생태계 구축에도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취임식 다음 날인 지난해 10월15일 첫 대외 일정으로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한 정의선 회장은 정부 및 관련 기업들과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구축·운영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오는 2월 출범 예정인 특수목적법인 '코하이젠'은 올해부터 10개의 기체 방식 상용차 수소 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며, 오는 2023년에는 액화 수소 방식의 수소 충전소 25개 이상을 추가로 설치해 국내 상용차 시장에서 수소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전환 행보는 더욱 신속하면서도 과감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11일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 등 계열사 지분투자는 물론 정의선 회장도 사재로 20%의 지분 인수에 참여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합의는 그룹 차원의 로봇 중심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육성하려는 각 기업과 그룹의 의지가 반영됐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포함한 그룹 차원의 로보틱스 역량, 제조 역량, 물류 역량 등이 시너지를 낼 경우 현대차그룹은 향후 급격한 성장세가 예상되는 로봇 시장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로봇 시장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32%의 성장을 기록해 1772억 달러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유망 분야다. 업계에서는 정의선 회정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결정이 과거 현대차의 기아차 인수에 비견될 만한 '퀀텀점프'의 발판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정의선 회장이 직접 사재를 동원해 높은 지분율을 확보한 만큼 향후 로보틱스 사업이 그룹의 주력 중 하나로 부상될 경우 정 회장의 그룹 지배력은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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