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가 아닌 접속'으로 음악소비 행태 바뀌어 대량 소비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한류'의 중심인 'K-팝'의 성공에는 음악산업의 디지털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 'K-팝' 스타와 한류 동호회가 함께 하는 한국문화 잇기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한국의 대중음악 K-팝은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주로 동아시아 국가들에서 부상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흔했던 '불법 복제'는 역설적이게도, 한국 음악산업의 '저작권 민감도'를 낮추는 데 이바지했고, 연예기획사들은 적극적으로 인터넷 등 온라인을 통해 디지털 앨범과 신곡을 출시했다.

이는 규모가 작은 국내 시장을 너머, 해외시장까지 겨냥한 것이었다.

인터넷으로 세계의 대중과 소통하는 기획사는 세계 시장이 어떤 가수나 그룹을 원하는지 더 자세히 알게됐고, 직접 연습생을 고용하고 훈련하면서, 그들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렸다.

저작권 민감도가 낮은 한국의 음악산업은 유튜브나 페이스북 같은 인터넷 매체를 다른 나라보다 더 적극적으로 활용, 직접 채널을 열고 신곡을 곧바로 송출하면서, 국제적으로 쉽게 퍼지고 공유됐다.

불법 다운로드 같은 것은 신경쓰지 않았는데, 이를 통한 인기와 영향력이 상당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의 등장은 장소의 제약 없이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바꿔놓았고, 시각이미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진한 화장, 성형수술, 화려한 의상, 멋진 '칼군무' 및 세련된 영상미로 무장한 K-팝의 등장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스마트 기기에 의한 음악산업의 디지털화는 앨범이나 음원을 직접 저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음원을 제공하는 서비스에 접속하는 방식으로 변화시켰다.

음원의 '소유에서 접속으로' 이용 형태가 바뀌면서, 대량 소비 형태로 바뀐 것이다.

박지민 파리정치대학 연구원 강사는 "인터넷 상에서 음원의 가용성은 매우 중요한데, 저작권 민감도가 낮은 K-팝의 인터넷 가용성은 매우 높다"면서 "소유가 아닌 접속으로 바뀐 음악 소비 형태는 다양한 음악의 대량 소비를 가능케 했다"고 분석했다.

또 "음악시장은 더 커졌고, 더 많은 경쟁자가 나타나면서, K-팝 가수와 그룹들은 끊없는 경쟁과 노력으로, 음악의 품질은 더욱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음악산업은 디지털화에 대항하기보다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활용, 진화해 왔다"며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더 일찍', 그리고 '더 빨리' 디지털 전환을 이뤘다"고 말했다.

김신동 한림대 교수는 "한국 음악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성공할 확률은 1% 이내라고 한다"면서 "한국의 K-팝은 음악계의 '실리콘밸리'이고, 디지털화와 같은 새로운 기술 환경의 주문에 끊임 없이 반응하면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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