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나흘간 열린 당 전원회의에서 올해 경제계획 수립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당 경제부장은 1달 만에 교체했다.
연합뉴스는 12일 김정은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를 개최하는 한편, 여러 부문의 사업을 신랄히 비판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를 인용해 밝혔다.
김정은은 보고에서 "내각에서 작성한 올해 인민 경제계획이 그전보다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며 "내각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으며 성에서 기안한 숫자를 기계적으로 종합하다 보니 어떤 계획은 현실 가능성도 없이 높여놓고 어떤 부문에서는 반드시 해야 할 것도 계획을 낮추는 폐단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부문별로 농업에서 영농자재 보장이 어려운 상황에도 알곡 생산목표를 높인 점을 들어 ‘관료주의와 허풍’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전력 부문에서는 "탄광·광산에서도 전기가 보장되지 않아 생산이 중지되는 애로가 존재한다"고 이례적으로 전력난을 인정했다.
평양 살림집 건설 계획을 낮춘 데 대해서는 "보신과 패배주의의 씨앗"이라며 "올해 평양시에 1만세대 살림집을 무조건 건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아울러 국가 차원에서 자재 보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각자도생식으로 자력갱생을 추진하는 문제도 지적했다.
이번 전원회의 보선에서는 당 경제부장이 한 달 만에 교체됐다. 지난달 임명된 김두일을 경질하고 오수용 당 비서가 경제부장을 맡았다. 전날 공개된 사진에 조용원 당 비서가 연단에서 간부들을 질타하는 가운데 김두일 경제부장이 어두운 표정으로 일어서 있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오수용 당 비서는 김정은 정권 아래서 수년간 경제부장을 지내다가 최근 군수산업을 총괄하는 제2경제위원장을 맡았다.
김정은은 특수기관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냈다. 김정은은 "국가와 인민의 이익을 침해하고 당의 결정 지시 집행을 태공하는 단위 특수화와 본위주의 현상을 더 그대로 둘 수 없다"며 "당권, 법권, 군권을 발동해 단호히 처갈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각과 국가경제지도기관의 기능 회복도 주문했다. 김정은은 "지금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내각과 국가경제지도기관이 고유한 경제조직자적 기능과 통제 기능을 복원하는 것"이라며 "권한 타발, 조건 타발만 하며 속수무책으로 앉아있던 낡은 타성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反)사회주의와의 투쟁도 의정으로 논의됐다. 김정은은 반사회주의와 비사회주의 현상을 놓고 "일심단결을 저해하는 악성종양"이라며 "중앙으로부터 도·시·군에 이르기까지 강력한 연합 지휘부를 조직해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와 투쟁을 한 선에서 통일적으로 장악하고 집중적으로, 다각적으로 강도 높이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선권 외무상은 당 정치국 위원으로 보선됐다. '냉면 발언'으로 유명한 리 외무상은 지난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소환됐다는 추정이 있었지만, 지난달 당대회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했다.
김성남 당 국제부장은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보선됐다. 김성남은 김일성·김정일 통역사 출신으로 북한에서 대표적인 중국통으로 꼽힌다. 이외에도 김동일·김영남·김철수가 당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올라섰고, 홍혁철·리경호·최영진·룡군철·정서철이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으로 보선됐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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