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를 일으킨 동일본대지진 10년을 눈앞에 두고 또 다시 일본 동부 지역을 강타한 지진이 발생해 일본 열도 전체가 공포에 휩싸였다.
지난 13일 오후 11시 8분 경 일본 후쿠시마(福島)현 앞바다에서 리히터 규모 7.1 추정 강진이 발생했다. 주말인 토요일 밤늦은 시간 발생한 이 지진은 수십초간 이어졌다. 도쿄 지역에서도 강한 흔들림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는 전언이다.
진앙에서 가까운 후쿠시마·미야기 2개 현에서는 진도 6강이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의 지진 등급인 진도는 지진이 일어났을 때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 물체 등의 흔들림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상대적 개념이다. 지진의 절대 강도를 뜻하는 규모(magnitude)와는 개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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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쿠시마현에서 산사태로 도로가 차단돼 복구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사진=ANNnewsCH JapaNews24 캡처 |
진도는 사람이 흔들림을 느끼지 못하고 지진계에만 기록되는 '0'부터 서 있기가 불가능한 '7'까지 10단계(5, 6은 각각 5약·5강, 6약·6강으로 세분)로 구분돼 있다. 이날 후쿠시마현 등에서 관측된 진도 6강은 10단계 중 두 번째로 강한 수준이다. 이 때는 서 있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기어서 움직여야 할 정도이기 때문에 몸이 내동댕이쳐질 수도 있는 강도다.
첫 지진 발생한 후 여진도 이어졌다. 해수면에 약간의 변동이 관측됐으나 일본 기상청은 "쓰나미 우려는 없다"고 곧바로 발표하기도 했다.
이날 지진은 동일본대지진 10주년을 한 달도 채 안 남겨 놓은 상황에서 거의 같은 곳을 중심으로 발생해 공포감을 안겨줬다는 전언이다. 동일본대지진은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미야기(宮城)현 앞바다에서 발생했다.
당시 리히터 규모 9.0을 기록했던 지진은 거대한 쓰나미를 일으켜 후쿠시마·미야기·이와테현 등 태평양 연안 마을을 강타했다. 이 쓰나미로 인해 작년 12월 10일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총 1만5899명. 행방불명자는 2527명에 달한다.
당시 쓰나미는 특히 후쿠시마현 후타바(雙葉)·오쿠마(大熊) 등 두 마을(町)에 들어선 후쿠시마 제1원전을 타격했다. 제1원전 6기의 원자로 중 오쿠마 마을 쪽의 1~4호기가 침수돼 냉각장치가 작동 중단됐고 1~3호기의 노심용융·폭발로 방사성 물질이 대기와 해양으로 다량 누출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는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 기준 1986년의 구 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같은 최고 등급인 '7'로 분류됐다.
일본 정부는 현재까지도 지진·쓰나미·원전 사고 등 3대 재난이 한꺼번에 불어닥쳤던 동일본대지진의 상처의 흔적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당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 찾아온 것이다.
이에 일본 공영방송 NHK는 곧바로 재난방송 체제로 전환해 지진상황을 속보로 알렸다. 일본 정부는 기상청 지진 속보가 발표된 뒤 곧바로 총리 관저에 위기관리센터 가동에 나섰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총리대신은 이날 오후 11시 28분께 관저로 긴급 출근해 관계당국에 조속히 피해 상황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자정까지 도쿄와 후쿠시마, 이바라키 등 9개 광역지역에서 약 83만 가구의 정전 피해가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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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리히터 규모 7.3 지진이 발생해 동일본 여객철도 주식회사(JR 東日本)가 고속철도 신칸센 일부 노선·재래식 철도 JR노선을 안전 점검 차원에서 일부 구간 운행을 중단했다./사진=ANNnewsCH JapaNews24 캡처 |
현재 폐로 준비 작업이 진행 중인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동일본 여객철도 주식회사(JR 東日本)는 고속철도 신칸센 일부 노선·재래식 철도 JR노선은 안전 점검 차원에서 일부 구간 운행을 중단했다. 후쿠시마·미야기현 등에서는 넘어지거나 물건에 부딪혀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사망자 유무는 알려지지 않았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피난 상황 등에 주의하며 침착한 행동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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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리히터 규모 7.3 지진이 발생해 무너진 상점./사진=ANNnewsCH JapaNews24 캡처 |
일본 현지 언론들은 10년 전 동일본대지진 이후 가장 강한 흔들림이 수십초에서 수분간 이어졌다는 후쿠시마 주민 등의 말을 전했다.
일본은 지진과 화산 활동이 자주 일어나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한 나라다. 이와 관련, 일본 내에서는 육지의 얕은 땅속을 진원으로 발생할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되는 간토(關東) 지역의 수도권 직하형 지진과 일본 근해 난카이(南海) 해곡 일대를 진원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제기되는 '난카이 해곡 거대지진'을 가장 두려워하는 미래의 지진 발생 시나리오로 꼽는다.
일본 언론들은 거대지진 주기를 분석해보면 두 형태의 지진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평소에도 관련 특집물을 다뤄 유사시 대피 방법을 알려주는 등 경각심을 환기하고 있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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