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대한상의 회장 추대…구자열 LS 회장 무협 회장 물망
현실 잘 아는 총수, 기업 목소리 대변 기대…반기업 정서 해소도 과제
[미디어펜=조한진 기자]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경제단체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에 이어 구자열 LS 회장이 경제단체 수장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재계는 총수들의 보폭 확대가 정확한 현장의 목소리 전달은 물론, 반기업 정서 해소를 위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차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단독 추대됐고, 구 회장도 오는 19일 무역협회 차기 회장으로 단독 추대될 예정이다.

   
▲ 구자열 LS회장(왼쪽)과 최태원 SK 회장 /사진=각사 제공

재계는 최 회장과 구 회장의 역할을 주목하고 있다. 누구보다 기업의 현실을 잘 알고 있는 두 명의 총수가 경제단체장에 오르면서 정부와의 소통 강화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무게감도 과거와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 회장은 국내 4대 그룹 회장 중 처음으로 대한상의 회장에 오를 예정이다. 최 회장은 지난 1일 대한상의 회장 추대 결정 후 “상의와 국가 경제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무협은 구 회장이 회장으로 취임하면 15년 만에 민간 출신 수장 시대가 열린다. 그동안 무협은 2006년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물러난 뒤 5명의 정부관료 출신이 회장직을 이어왔다.

최 회장과 구 회장은 그동안 재계 3위 SK와 16위 LS의 질적·양적 성장을 주도해온 경영자들이다. 해외 시장 확대는 물론, 새로운 경영 흐름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미래 성장전략을 과감하게 추진하고 있다. 최근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기반으로 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구 회장은 미래 성장사업의 고도화와 디지털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최 회장과 구 회장이 최근 급변하는 환경에서 경제단체를 효율적으로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두 회장에게 놓인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기업의 목소리 확대가 첫 손에 꼽힌다. 규제·노동환경 등 기업의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정부·정치권과의 소통을 통한 리스크 축소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기업규제 3법’ 등의 입법 과정에서 기업과 경제단체들이 반대 목소리를 냈지만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보완 입법 등에 대한 기업들의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경제단체장으로서 두 회장의 역할이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사회 전반으로 확산된 반기업 정서 해소도 또 다른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대되면서 경영 부담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최 회장과 구 회장은 그룹 내부에서 다양한 경로로 구성원들과 소통해왔다. 특히 두 회장은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향후 경제단체장직을 수행하면서도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사회와 소통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과 경영 현실을 잘 알고 있는 총수가 경제단체 수장이 되면서 현장의 목소리가 더욱 잘 전달될 수 있을 것 이라는 기대가 있다”며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하면서 정부와의 정책 조율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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