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컨콜선 "롤러블·슬라이더블 등 여러 폼팩터 론칭" 언급
중국 오포, 시제품은 공개했으나 실제 출시는 미지수
[미디어펜=박규빈 기자]LG전자가 사실상 스마트폰 사업을 접게 돼 'LG 롤러블폰' 출시가 불투명해졌다. 중국 업체는 롤러블폰 시제품을 내보였으나 출시를 못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관련 기술 특허를 등록해 폴더블폰을 넘어선 차세대 폼팩터에도 한 발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 LG전자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LG 롤러블' 티저./사진=LG전자 제공


16일 전기·전자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23분기 연속 5조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MC사업본부 정리에 나섰다. 이와 함께 올해 초 CES 2021에서 티저 영상을 통해 공개해 기대를 모았던 'LG 롤러블'에 관한 프로젝트 역시 중단됐다.

이와 관련, LG 롤러블 패널 공급을 담당키로 한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 BOE 역시 관계된 작업을 모두 중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LG전자의 롤러블폰 프로젝트의 재가동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제품이 나오고 완제품이 나오기까지는 더 많은 연구와 테스트가 필요하나 LG전자는 MC사업본부 자체를 개편 대상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 사이에서 어느 곳이 가장 먼저 롤러블폰을 시판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OPPO) 롤러블 폰./사진=유튜브 채널 'Sami Tech Tips' 캡처


중국 오포(OPPO)는 지난해 11월 시제품을 공개했다. 실존하는 최초의 롤러블폰이어서 기존에는 없던 신형 폼팩터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패널 등 주요 공급사 확인이 불가하다.

오포는 폴더블폰 시제품 역시 내보인 적 있으나 결과적으로 양산품을 만드는 데는 못 미쳤다. 이런 연유로 오포가 롤러블폰을 세계 최초로 시판할 수 있을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 삼성전자 슬라이드 폰 렌더링 이미지./사진=레츠고 디지털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듀얼 슬라이드폰 기술 특허를 등록해 승인을 받았다. 개념도에 따르면 이 기술은 접혀있을 때는 6인치, 전개 시 8인치로 늘어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스마트폰 내부에 있던 디스플레이가 태블릿 PC와 같이 넓어지는 모양새로 완전히 펼쳐지면 화면 크기가 30% 가량 커진다. 삼성전자 롤러블폰은 기기 내부에 있는 두 개의 톱니 형태의 기어 레일이 작동해 이중으로 겹친 패널을 양방향으로 움직이며 내부 패널이 노출되는 형태일 것으로 예상된다.

   
▲ 삼성전자 듀얼 슬라이드 폰 개념도./사진=레츠고 디지털

이와 같은 이유로 삼성전자는 특허에 LG전자가 언급한 '롤러블'이 아닌 '슬라이드'라고 명명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CES 2020 비공식 행사에서는 일부 참가자들에게 슬라이드 폰을 공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점들을 종합해보면 삼성전자가 롤러블 폰을 만들 가능성은 높다고 할 수 있다. 지난달 28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2020년 4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외 아니라 롤러블·슬라이더블 등 다양한 폼팩터의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며 "구체적 언급은 어려우나 디자인·품질이 확보되는대로 론칭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롤러블과 슬라이더블을 따로 언급한 것으로 짐작해보면 삼성전자는 LG전자나 오포의 베이퍼웨어로만 남았던 것을 실물로 선보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기존의 바형과 폴더블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폼팩터를 통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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