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지난해 기업결합이 한 해 전보다 99건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나빠지면서, 인수합병(M&A)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기업이 늘어난 결과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8일 내놓은 '2020년 기업결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공정위가 심사를 마친 기업결합은 865건으로, 2019년(766건)보다 99건 증가했다.

국내 기업이 다른 국내 기업이나 외국 기업을 인수하는 기업결합은 134건 증가한 732건인데, 국내 기업이 비계열사를 인수한 건은 556건으로 130건 늘었고, M&A 금액도 31조 5000억원으로 7조 2000억원 증가했다.

   
▲ 공정거래위원회 앰블럼 [사진=미디어펜]


이숭규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국내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성장동력 확보의 의미를 갖는 비계열사와의 결합이 대다수를 차지한다"며 "국내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새로운 사업 기회의 창출,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사업구조 재편 등을 의미하는 국내기업의 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176건으로 4건 늘었고, 대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의한 기업결합은 213건, 금액으로는 11조 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133건으로 35건 줄었고, 금액도 418조 4000억원에서 174조 1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외국기업이 국내기업을 합병한 건은 28건으로, 2019년(41건)보다 많이 감소했다. 

외국기업끼리의 결합도 22건 줄어든 105건인데, 결합하는 두 회사가 모두 외국회사라도 국내 매출액이 모두 300억원을 넘으면, 한국 심사를 받아야 한다.

거대 외국기업 간 대형 M&A가 줄어들면서, 전체 기업결합 금액은 210조 2000억원으로 전년(448조 4000억원)보다 238조 2000억원 줄었다. 

70조원을 넘나드는 외국기업 대형 M&A가 3건인 2019년과 달리, 작년에는 이 정도 규모의 합병이 없었기 때문이다.

2020년 외국기업에 의한 기업결합 가운데 규모가 가장 컸던 건은 자동차그룹 피아트크라이슬러-푸조(24조 8000억원), 국내기업에 의한 건은 KB금융지주-푸르덴셜생명보험(2조 2000억원)이었다.

업종(인수대상 회사 기준)별로 보면, 유망업종이 된 정보통신·방송(45건→73건), 업황이 나빠진 도소매·유통(48건→68건)에서 기업결합이 늘었다. 

반대로 기계·금속(95건→80건), 석유화학(66건→60건) 등 제조업 분야 결합은 소폭 감소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시장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는 기업결합 3건에 대해, 자산매각 등 시정조치를 의결했고, 나머지 862건은 M&A를 조건 없이 승인했다.

이숭규 과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건은 빨리 심사하려 하나, 종료 시점을 현재 밝히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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