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징후 자산 2721억원…수익성 악화된 자산 1조원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보험사들의 해외 대체투자 규모가 70조원에 이르는 가운데 부실 징후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투자는 1조2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보험사들의 해외 대체투자에 대한 점검 결과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표=금융감독원 제공


2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보험사 해외 대체투자 현황'에 따르면, 36개 보험사의 해외 대체투자 규모는 지난해 9월말 기준 총 70조4000억원에 달한다. 주로 직접 투자가 아닌 펀드 매수 등의 간접 방식으로 투자됐다.

투자금은 부동산 관련 투자에 24조1000억원, 사회간접자본(SOC) 20조원, 기업 인수·구조조정 관련 투자에 9조3000억원이 각각 투입됐다.

투자대상은 오피스가 10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발전·에너지 8조5000억원, 항공기·선박과 사모펀드(PEF) 등 인수금융 각각 4조9000억원 순이었다.

미국에 26조8000억원의 가장 많은 투자금이 투입됐으며, 이어 영국 6조5000억원, 프랑스 2조7000억원, 기타 유럽 6조8000억원 등 투자지역은 주로 선진국에 분포했다. 특히 오피스·호텔·복합시설 등에 투자하는 해외 부동산 투자(24조1000억원)의 63.4%(15조3000억원)는 미국에 집중됐다.

신규투자는 2018년 15조5000억원 이후 축소되고 있으며, 지난해엔 6조6000억원으로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크게 감소했다. 

올해 만기 도래하는 해외 대체투자는 4조4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2조원이 부동산관련 투자로 임대·매각 여건 악화시 엑시트(Exit) 리스크가 존재한다.

다만 투자 잔액의 68.3%(48조1000억원)가 2030년 이후 만기 도래하는 등 10년 이상 장기 투자로 단기 경기변동에 따른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지난해 1~9월 중 보험사 해외 대체투자에 따른 이자·배당수익은 2조원에 달하는 등 9월말까지는 이익을 실현했으나 코로나19 영향에 따라 해외 부동산·항공기 투자의 펀드 가치 하락 등으로 일부 자산에서 총 1944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등 손실 확대 가능성 상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9월 현재까지 투자 손실이 발생하지는 않았으나 주 부도, 공사지연·중단 등 부실 징후가 있는 자산은 2721억원 수준이다. 

또한 금리인하와 만기연장, 임대료 감액 등 투자조건 조정으로 당초 기대수익 대비 수익성이 악화된 자산은 1조원에 달한다. 투자조정은 코로나19 영향이 큰 오피스와 상가, 호텔 등 부동산 관련 투자에서 주로 발생했다.

대체투자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금감원은 '보험사 대체투자 리스크관리 모범규준'을 올해 상반기 중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우선 현지실사, 고LTV 등 고위험 대체투자 등에 대한 심의절차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동일 투자에 대한 보험회사별 건전성 분류와 손실 인식차이 등을 점검하고 부실징후 등을 고려한 유가증권 건전성 평가 등도 지도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체투자 비중이 높고 내부통제가 취약한 보험회사의 대체투자 모든 건에 대해 매월 건전성 현황과 부실여부 집중 관리를 실시하겠다"며 "정기적 현황파악을 위해 대체투자 업무보고서를 신설·운영하고 있고, 보다 정밀한 분석을 위해 업무보고서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