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정유업계의 2050 탄소중립을 대비하는 민·관 소통창구가 만들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서울 엘타워에서 제1차 정유업계 탄소중립 협의회가 열렸으며, 주영준 에너지자원실장과 정동채 대한석유협회장 및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임원 등이 참석했다고 11일 밝혔다.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50 탄소중립은 우리나라의 장기 에너지 시스템 구축 방향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면서도 "국내 정유산업은 세계 5위 정제능력을 갖춘 국내 6위 수출산업으로, 탄소중립 추진과정에서 심각한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기술혁신을 통한 산업의 고도화와 기존의 감축수단 외에 추가적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석유협회도 업계가 그간 △정유공장 및 산업단지 내 열통합으로 에너지 절감 △벙커C유를 액화천연가스(LNG)로 전환 △제조공정상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2) 포집 등 온실가스 배출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향후 추가적인 저감을 위해서는 블루수소 생산과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CCU) 기술 개발 및 적용이 있어야 하며, 재생에너지 사용 등 친환경 사업으로 다각화하는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코로나19로 국내외 석유 수요가 감소하면서 업계가 국내 태동 이후 최대의 영업손실(4조6000억원 규모)을 입었고, 화석연료에 기반을 둔 특성상 탄소중립은 당장 달성하기 힘든 목표"라며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실제로 국내 정유산업은 철강·석유화학·시멘트에 이어 4번째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업종으로, 산업 배출량의 6%(연간 3200만톤) 정도를 차지한다. 이 중 연소배출이 49%로 가장 많고, 공정배출과 간접배출도 각각 33%·17%로 집계됐다.

산업부는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업계·전문가와 논의를 지속하고, 차세대 바이오연료 도입 및 친환경 원료 활용 가능성 등 업계 건의 사항에 대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탄소중립을 효용과 혁신의 기회로 삼고 경쟁력 유지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해달라"며 "올해 중으로 정유업종에 특화된 기술개발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