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아직 안 죽었으면 저에게 보내주세요. 양념 맛있게 해서 끓여 먹겠습니다.'
서 모(29)씨는 최근 자신의 반려동물 쿤자(몰티즈·1세)를 애견유치원에 보냈다가 대형견에 물린 사고로 마음 고생이 깊다. 비슷한 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아 SNS에 도움을 청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이와 같은 조롱 댓글이었기 때문이다.
쿤자는 지난 5일 강원도 한 애견유치원에서 대형견인 래브라두둘(래브라도 리트리버와 푸들을 교배한 개)에게 물려 두개골 골절, 경추 손상,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더라도 뇌손상으로 장애를 안고 살아갈 수 있는 상황이다.
서씨는 "대형견과 소형견 구역이 따로 있었음에도 제대로 분리되지 않아 사고가 일어났다"며 "책임을 떠나 안일하게 취급되는 문제로 너무 큰 고통을 겪고 있어 부디 저와 같은 사고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이 피해를 보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애견유치원 내 반려견 사이에서 일어난 물림 사고의 경우 그 사례나 판례를 찾기가 쉽지 않다. 반려동물은 법적으로 '생명'이 아닌 '물건'으로 취급돼 피해자 측에서 만족할 만한 형사처벌이나 보상은 이뤄지지 않는다.
2017년 서울 한 애견호텔에서는 맡긴 반려견이 다른 대형견에 물려 죽자 화를 참지 못하고 똑같이 죽이겠다며 둔기를 들고 애견호텔에 찾아갔다가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이에 법무부는 1인 가구 급증에 따라 다인 가구 중심의 법제도 개선을 위해 최근 전담반(TF)을 꾸려 동물을 일반 물건과 구분하는 동물의 비물건화, 반려동물 압류금지 등 동물의 법적 지위 개선을 논의하고 있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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