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수흥 의원 “백복인 사장 재연임 결사반대”
KT&G "장점마을 사태 관련 불법행위 한 사실 없다"
사추위 “재임 기간 해외 진출 100개국 돌파” 높이 평가
[미디어펜=이서우 기자]백복인 KT&G 사장 재연임을 두고, 자질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경영면에서는 성과를 내고 있지만, 도덕성 등에서는 잡음이 잇따르기 때문이다.

   
▲ 백복인 KT&G 사장./사진=KT&G 제공


더불어민주당 김수흥 의원(전북 익산갑)은 16일 “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사태의 원인 제공자인 백복인 KT&G 사장의 재연임 추진은 대한민국 국민과 장점마을 주민을 무시하는 파렴치한 처사”라며 백 사장의 재연임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지난달 KT&G 사장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는 현 백복인 사장을 단수로 사장 후보로 추천했다. 오는 19일 주주총회를 열어 백 사장의 재연임 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수흥 의원실에 따르면,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장점마을 피해주민들과 익산시민들은 참담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백 사장의 재연임을 주주총회에 상정할 경우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백 사장의 재연임을 막겠다”고 나서는 등 지역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KT&G가 제공한 연초박(담배찌꺼기)으로 약 20여 명이 사망하고, 현재 20여 명이 암치료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KT&G와 백복인 사장이 주민들에게 단 한마디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김수흥 의원 측은 설명했다. 

백 사장은 지난해 환노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글로벌 쪽에 있어서 잘 모른다”, “TSNA(발암물질)를 처음 들어봤다”, “검찰과 감사원 조사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치를 받았다”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참사로 시름에 빠진 주민들을 우롱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국회 차원에서도 사과 요구가 터져 나왔다. 지난 3월 8일 더불어민주당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윤후덕 위원장과 우원식 의원은 장점마을을 방문해 KT&G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피해보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백 사장은 2015년 10월 KT&G 사장으로 선임된 후 2018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첫 연임 당시에도 해외투자 사업과 관련한 분식회계 의혹으로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는 등 그에 대한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백 사장이 재연임에 성공해 창사 이래 ‘최장수 CEO’라는 수식어를 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총 선임과정은 통상적인 절차라는 점에서 사실상 재연임에 성공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오는 19일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되면 백 사장은 3년 더 KT&G를 이끌게 된다. 재연임되면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다.

특히 사추위는 백 사장이 그동안 KT&G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KT&G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며 처음으로 ‘매출 5조원 클럽’에 입성하는 성과를 냈다.

사추위는 “재임 기간 해외 진출 100개국 돌파, 글로벌 담배기업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과 궐련형 전자담배 ‘릴’ 수출계약 체결 등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백복인 사장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KT&G는 김수흥 의원의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전면 반박했다.

KT&G 관계자는 "장점마을 사태와 관련해 불법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며 "연초박은 폐기물관리법 및 비료관리법 등에 따라 재활용될 수 있었으며, 당사는 법령상 기준을 갖춘 폐기물처리시설인 비료공장을 통해 적법하게 매각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11월 환경부 주민건강영향조사 결과에 따르더라도 비료업체가 퇴비로만 사용해야 할 연초박을 불법으로 유기질 비료 원료(건조 공정)로 사용함으로써, 건조 과정 중 배출된 유해물질이 주민들의 건강에 영향을 준 것이고, 이와 관련해 KT&G의 위법행위가 확인된 바는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당사 정관에 따라 독립된 사외이사로 구성된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공정하고 엄격한 절차에 따라 사장 후보를 선정한다"며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재임기간 동안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가치 제고, ESG 경영체계 구축 등의 성과와 향후 회사의 지속성장을 이끌어갈 리더십 등을 고려해 백복인 사장을 사장 후보자로 선정했고, 사장 후보자에 대한 선임 여부는 KT&G 주주들의 의사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