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교보증권 경영진 교체…한화증권은 '유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권사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왔다. 작년의 기록적인 호실적에 기반해 경영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일부 증권사들에서 최고경영자(CEO) 교체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반면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했음에도 연임이 확정되는 사례도 존재해 각 회사들의 속내에 관심이 쏠린다. 

   
▲ 사진=연합뉴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8일부터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정기 주총시즌을 맞는다. 우선 18일에는 메리츠증권이 업계 최초로 주총을 개시한다. 뒤이어 삼성증권·대신증권·현대차증권이 19일, 미래에셋대우·교보증권·한화투자증권이 24일, NH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KTB투자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SK증권 등이 25일, 한국투자증권이 오는 26일 주총을 앞둔 상태다. 키움증권과 유안타증권은 오는 29일에 주주총회를 연다.

주총의 가장 큰 화두는 역시 배당과 CEO 교체 여부다. 최근까지만 해도 올해 주주총회에서 CEO 교체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이는 작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쇼크’ 이후 올해 들어서까지 증권사들이 기록적인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회사들이 CEO 연임을 결정지은 상태긴 하지만 변화의 흐름도 감지된다. 예를 들어 작년에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연 미래에셋대우의 경우가 그렇다. 최현만 수석부회장과 지난 4년간 함께 대표직을 맡아온 조웅기 부회장의 이름이 사내이사 선임안에서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각자 대표 체제의 변화를 예고하는 것으로, 이번 주총에서 최현만 부회장 단독 체제로 전환되거나 이만열 글로벌부문 대표 사장, 김재식 미래에셋대우 혁신추진단 사장 등이 신규선임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조웅기 부회장은 투자은행(IB) 업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역시 각자 대표 체제를 택하고 있는 교보증권 역시 현직 김해준·박봉권 대표의 선임안이 빠지고, 이석기 상임고문의 사내이사 신규선임이 예고된 상태다. 업계 안팎에서는 작년에 교보증권이 내놓은 일부 사모펀드가 최대 99% 손실을 내는 등 미국 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있었기 때문에 그 사태에 책임을 지는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미 지난달에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하나금융투자 신임대표로 내정한 상태다. 1974년생으로 아직 40대인 이 신임대표는 이달 열리는 주총에서 CEO로 확정될 예정이다. 전임 이진국 대표는 주식 선행매매 등의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밖에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이현 키움증권 대표 등은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의 경우 실적부진으로 교체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사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다시금 그를 CEO 후보로 추대했다. 다른 회사들과 달리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0.6%, 31.9% 감소했음에도 취임 시기인 지난 2017년부터의 성과를 고려해 다시 기회가 주어진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한 해 기록적인 실적을 냈음에도 몇몇 회사들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삼성증권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되는 등 금융관료 출신의 사외이사진이 꾸려지는 모습도 특징적”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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