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신세계와 네이버가 25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 계약을 통해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미국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쿠팡, 인수합병(M&A)DL 예정된 이베이코리아 등과의 경쟁에 맞서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는 만큼 향후 주가 추이에도 관심이 모인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은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의 JW메리어트호텔에서 전략적 제휴를 위한 협약식을 열고 2500억원 규모 지분을 교환했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자사주 82만4176주(지분 2.96%)를 네이버 주식 38만9106주(지분 0.24%)와, 신세계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48만8998주(지분 6.85%)를 네이버 주식 25만9404주(지분 0.16%)와 각각 맞교환할 예정이다.

주식 교환이 완료되면 네이버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에 이어 이마트 3대 주주(2.96%)로 올라선다. 

이번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이마트는 신선식품을 배달하는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에 입점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물류센터 지역 거점을 활용한 스마트 배송 시스템을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네이버 인공지능 기술, 로봇, 예약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한 쇼핑 신규 사업 발굴 등에 대한 기대감도 부푸는 상황이다. 

양 사의 제휴는 온·오프라인 유통 1위사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실제 신세계그룹의 이용 고객은 5400만명이다. 이마트의 지난해 총매출은 15조5354억원으로 집계됐다. SSG닷컴(3조9236억원)까지 합하면 19조원을 웃돈다. 

 

네이버 이용 고객도 2000만명에 이른다. 지난해 네이버의 쇼핑 거래액은 네이버페이 결제액 기준 30조원에 이른다. 

네이버와 이마트의 쇼핑 매출을 단순 합산하면 쿠팡(약 22조원)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국내 증시에서도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을 통해 국내 투자를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반(反) 쿠팡 연대’를 결성한 이들의 움직임을 눈여겨 보는 모습이다. 향후 양사의 시너지가 극대화되며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통 시장 내 인수합병, 합작투자법인 설립 및 전략적 제휴 증가 추세”라면서 “11번가와 아마존 제휴, GS홈쇼핑과 GS리테일의 합병, 이베이코리아 매각, 쿠팡 상장 등 굴지의 유통사 모두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이번 신세계그룹과 네이버의 주식 교환 또한 이와 궤를 같이 한다”고 말했다.

하 연구원은 또 “국내 최대 온·오프라인 유통사인 네이버와 신세계 그룹 만남 그 자체만으로도 위협적”이라면서 “채널간의 트래픽 흡수뿐 아니라 제휴사·자회사 활용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마트·신세계는 네이버와의 제휴를 통해 그간 상대적으로 열위였던 온라인 사업을 크게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네이버의 다양한 상품을 신세계그룹의 전국 7300개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오프라인 점포를 통해 판매하여 옴니채널의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신세계의 온라인 플랫폼 쓱닷컴은 2023년 이후 상장을 앞두고 있는데, 네이버와의 전략적 제휴가 기업가치 제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면서 “이커머스 시장 국내 1위 사업자인 네이버의 경우 상품 다양화, 거래대금 성장 등 예상되며 네이버 쇼핑의 카테고리 확장으로 한 단계 더 레벨업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