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한미 ‘2+2 회의’ 개최, 공동성명 및 공동기자회견
중국 견제 ‘쿼드 플러스’ 참여·한미일 협력 체제 복원 주목
[미디어펜=김소정 기자]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17일 오후 한국을 동시 방문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두 장관의 첫 해외순방으로 일본과 한국에서 2+2 장관회의를 진행한 뒤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미중 고위급회담으로 마무리 짓는 일정이다.  

중국 견제를 담은 한미일 3각 협력체제 복원이 중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5년만에 열리는 한미 2+2 외교·국방장관회의에서 대북 메시지도 발신할 예정이다.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17일 오후 일본에서 출발해 한국 오산기지에 도착한다. 이후 이날 저녁 한미 외교·국방 장관회담을 각각 진행한다.

정부는 바이든 정부의 국무·국방 장관의 임기 초 첫 순방지에 한국이 포함된 것은 한미동맹 중요성과 굳건함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5년만에 개최되는 한미 2+2 외교국방장관회의는 미국이 한국을 비롯해 호주, 일본, 인도 등 소수의 핵심 동맹 및 파트너국가와만 개최해온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한미 간 외교장관회담과 국방장관회담을 별도로 개최하는 것은 물론 한미 2+2 외교·국방장관회의가 5년만에 개최되는 것은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굳건함을 대내외에 분명히 선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7일 저녁 열리는 한미 외교장관회담의 핵심 의제는 한미동맹 강화, 대북정책 조율, 인도·태평양 및 동북아시아 안보질서 협력, 범국가적 글로벌 파트너십 등 크게 네 가지이다. 세부 의제는 대북 대화 접근법과 민주·인권 가치연대, 인도·태평양 전략과 신남방정책의 협력 방향, 첨단기술 협력 방안, 사이버 안보질서 확립을 위한 협력방안, 기후변화 대응 및 협력 방안, 코로나19 및 글로벌 질병·방역 협력 등이다.

같은 날 저녁 별도로 열리는 한미 국방장관회담 의제는 한미동맹 강화, 한반도 안보 및 방위태세, 지역안보 협력 과제 등 크게 세 가지이다. 구체적으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위한 협력기조 재확인, 북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군사전략 체계 확인, 한반도 방위태세 강화를 위한 한미일 협력방향, 인도·태평양 및 한반도 안보를 위한 전력 확대 여부 및 이를 검토하기 위한 절차 등에 대한 협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각 회담은 1시간가량 진행되기 때문에 특정 이슈가 아닌 큰 틀에서의 양국 협력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미 양국 장관이 각국의 주요 외교 현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를 위한 대북 관여의 필요성을 블링컨 장관에게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 왼쪽부터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사진=미 국방부·국무부 홈페이지

한미 외교·국방 장관은 다음날인 18일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약 90분간 ‘2+2’ 회의를 한다. 양국 외교 및 국방 장관은 한미동맹 강화,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글로벌 협력 등 상호 관심사를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논의 결과에 대해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공동 기자회견도 예정돼 있다. 

이 회의에서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상대사와 로버트 랩슨 주한 미국대사 대리가 지난 7일 최종 타결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가서명식을 할 예정이다.

우리정부는 2+2 회담을 통해 한미 외교·국방 당국간 고위급의 긴밀한 공조 체계를 확립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우리정부가 대 중국 견제와 관련한 일정한 수준의 참여 요구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일본·인도·호주 등 4국 협의체인 쿼드에 대한 참여를 요청받을 가능성도 거론됐다. 다만 서욱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미국 측이) 그런(쿼드 가입) 제의를 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18일 오후엔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이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서훈 국가안보실장도 이날 오후 문 대통령의 합동접견 이전과 이후에 오스틴 장관과 블링컨 장관을 각각 별도로 면담한다. 서 실장은 두 장관과 한미동맹, 한반도 문제, 역내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18일 저녁 출국하고, 오스틴 장관은 19일 오전 출국할 예정이다. 블링컨 장관은 귀국길에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합류해 중국의 양제츠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외교부장을 만나 미중 고위급회담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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