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저축은행업계에서 실적 양극화가 커지며 최고경영자(CEO) 연임 여부에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실적이 좋은 대형사들은 연임 훈풍이, 실적이 안좋은 중소형사에선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 (사진 왼쪽부터)임진구, 정진문 SBI저축은행 대표이사/사진=SBI저축은행 제공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SBI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 JT저축은행 등 대형 저축은행 CEO들이 연임에 성공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11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임진구, 정진문 대표이사를 최고경영자 후보자로 추천했다. 이후 지난 17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각 1년씩 연임이 확정됐다. 두 대표이사는 오는 2022년까지 SBI저축은행을 이끌게 된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자산과 순익 부문에서 모두 괄목할만한 성장을 기록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국내 개별 저축은행 최초로 총자산 1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당기순이익도 2천500억원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돼 임진구, 정진문 대표가 회사를 이끌기 시작한 2016년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었다.

타 대형 저축은행들도 호실적 속 CEO들의 연임을 확정하고 있다.

JT친애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도 각각 지난달 말과 이달 초 박윤호 대표와 최성욱 대표의 연임을 결정했다. 

JT저축은행은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이 154억원으로 전년도 134억원보다 13% 늘었다.

JT친애저축은행의 경우 3분기에 327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2019년의 순이익을 넘어섰다.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 역시 지난달 재연임에 성공했다.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와 김대웅 웰컴저축은행 대표는 지난해 각각 2년과 3년의 재임에 확정돼 올해도 여전히 회사를 이끌어간다.

반면, 중소형 저축은행인 △ES △더케이 △에스앤티 △DB저축은행 등은 CEO들을 교체하고 있다.

ES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1월21일 이경희 대표를 신규 선임했으며, 더케이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12월 가선노 대표를 새롭게 선임했다.

에스앤티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 김형섭 대표를, DB저축은행은 지난해 10월 윤재인 대표를 각각 신규 선임했다.

업계에선 이같은 CEO 연임 온도차 배경으로 '양극화'를 꼽았다.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 디지털 전환 등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끌어낸 반면, 중소형사의 경우 지역경제 침체 등으로 실적이 악화돼 분위기 쇄신을 노리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상위 10개사의 순이익 합은 5935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 업계 79개사 전체의 실적(1조203억원)에서 10개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58%로 전년(50.86%)대비 7.31%포인트 상승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업계에서 디지털 변화 가속화에 따라 대형사와 중소형사와의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중소형사 역시 이같은 흐름에 발맞춰 CEO 변화 등을 통해 혁신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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