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지수 방향과 정반대 움직임…"관망세 지속"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스피 지수가 3000선 안팎에서 횡보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한 달간 개인투자자(개미)들은 지수 흐름과 반대 방향에서 매매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개인들의 매매 주기가 짧아진 점도 최근 조정 장세에서 나타나고 있는 패턴이다.

   
▲ 사진=연합뉴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개미들의 매매 패턴에서 독특한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19일까지 한 달(19거래일) 동안 개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2일 순매수, 7일 순매도 흐름을 보였다.

이는 코스피 지수의 움직임과는 정반대의 패턴이다. 같은 기간 지수는 7일 올랐고 12일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 말은 지수가 오르는 날에는 개미가 팔고, 내리는 날에는 순매수하는 정반대 흐름의 매매가 지속됐음을 의미한다.

이는 개미들이 지수 하락 시에도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의 가파른 상승으로 투자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커졌다는 평가가 많지만, 시장에서 ‘공포 지수’로 통용되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올해 들어 오히려 최저치를 가리키고 있다.

VKOSPI는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인데, 통상 주가지수가 급락할 때 급등하는 특성을 갖는다. 시장의 부정적 심리를 반영하는 ‘공포 지수’로도 불리기도 한다.

한국거래소는 VKOSPI가 지난 18일 기준 22.69로 지난해 12월 30일(22.09) 이후 가장 낮았다고 지난 21일 발표했다. 연초 급등했던 VKOSPI가 특히 이달 들어 안정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바꿔 말하면 투자자들이 계속 상황을 주시하면서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는 의미도 된다. 증시 거래대금 역시 연초인 1∼2월 대비 줄어든 상태다.

단, 지수가 1% 이상의 등락폭을 보일 때 순매도·매수 강도는 더 강력하게 나타났다. 예를 들어 지난달 25일 코스피가 3.50% 급등한 날 개인투자자들은 약 2조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다음날 지수가 2.80% 급락하자 이번에는 3조 7000억원어치를 순매수 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가 3000선 안팎에서 박스권 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개미들이 시장을 관망하는 패턴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스트레스는 점차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금리 상승으로 주가 상단에 대한 제약 요인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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