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꺾고 보수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됐다. 정치권에서는 제1야당의 ‘조직력’과 오 후보의 ‘개인기’가 만들어낸 예견된 낙승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 후보의 승리에는 결국 ‘제1야당 힘’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국민의힘은 서울지역만 당원 50만명을 보유하고 있고 전국적으로는 200~3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선거운동을 하더라도 당 지지기반이 약한 국민의당보다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당 가용 조직을 풀 동원한 국민의힘의 조직력에 판을 뒤집는 건 의석수 3석의 군소정당으로선 역부족이라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후 기자들을 만나 “우리 제1야당의 오세훈 후보가 그동안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가 후보 단일화로 되는 것이 상식이라 봤다. 정치에 상식이 통했다는 것을 이번 서울시민이 입증해준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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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보수야권 후보단일화를 위한 실무협상을 이끌었던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오른쪽)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23일 단일화 발표 기자회견장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
여기에 그동안 김 위원장의 ‘좌클릭’과 함께 중도 노선을 걸어온 오 후보의 중도확장전략론이 중도층을 주된 지지층으로 두고 있는 안 후보와의 중원싸움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힌다.
오 후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정권심판론이 커지자 4·7 재보선 승리를 내년 정권 교체로 가는 교두보로 규정하고, 야권 통합에 의한 대선 승리의 밑그림을 제시해 여권에 분노한 민심을 끌어당겼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이탈했던 중도·보수층이 김 위원장의 ‘탈보수’ 노선에 호응하고, 결국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조직력이 탄탄한 ‘국민의힘’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오 후보의 개인기도 반전의 드라마를 쓸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당내 경선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이 줄곧 앞서는 결과가 나왔고, 여성 가산점까지 고려하면 오 후보의 승리를 예측하는 건 쉽지 않았다. 특히 지난 2011년 서울시장직 사퇴 이후 10여년간 선출직에도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막상 당내 경선이 시작되자 중도 확장성을 내세워 나 전 의원을 여유 있게 따돌리는 이변을 일으켰다. 비판적인 시각의 김 위원장도 “단일화는 큰 당으로 될 수밖에 없다”면서 오 후보를 측면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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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비전발표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
안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오 후보는 ‘중도우파 중심의 개혁’, ‘실무경험’을 내세웠고 조금씩 여론조사에서 앞서기 시작했으며, 안 후보와의 토론회에서도 비교 우위를 드러내며 본선에서의 잠재력을 과시했다. 막판 협상에서는 ‘통 큰 양보’를 제안하는 등 유연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 ‘안풍’을 누르고 단일후보로 선출됐다.
이제 오 후보는 오는 25일 공식 선거운동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한판 승부에 나선다. 지난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세 번째로 도전하는 서울시장 선거다.
그가 승리할 경우 보수정당의 전국 선거 4연패의 고리를 끊게 된다. 동시에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 ‘정권 교체’의 주역으로 향후 그의 정치행보를 탄탄대로가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오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무도한 정권을 심판하는 길에 내가 앞장서겠다. 단일화로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교체의 길을 활짝 열라는 게 시민여러분의 준엄한 명령”이라며 “절박하고 처절하게 승리를 위해서 함께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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