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의 주식 매도세가 주춤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매도세 완화가 지루한 횡보세를 이어가는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
|
|
▲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의 주식 매도세가 주춤해지며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연금의 최고 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오는 26일 열리는 회의에서 국민연금기금운용 리밸런싱 체계 검토안을 심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금위는 국내 주식에 대한 전략적 자산 배분 허용 한도를 현행 2%포인트에서 3~3.5%포인트까지 높이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략적 자산 배분 방식이란 자산 가격 변동으로 전체 자산 안에서 해당 자산의 비율이 목표 비율보다 높거나 낮아지더라도 일정 한도까지는 인정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연금이 전략적 자산 배분 방식의 허용 한도를 높일 경우 그만큼 국내 주식을 더 보유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국민연금의 전체 운용자산 대비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14.8∼18.8%다. 지난해 주식시장이 활황기를 맞이하면서 국민연금이 보유한 전체 자산 중 국내 주식 비중이 21.2%(176조7000억원)를 넘어섰고, 국민연금은 한도를 맞추기 위해 주식 매각에 나섰다.
국민연금을 주축으로 하는 연기금이 지난해 말 이후 지금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팔아 치운 금액은 15조5000억원에 달한다. 매도액 대부분이 국민연금의 몫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의 현재 국내 주식 보유액은 약 161조 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만일 이번 회의에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전략적 허용 범위가 3.5%까지 증가하면 국민 연금의 주식 보유 가능액은 전체 자신의 20.3%인 172조4000억원으로 늘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보유액 추정치보다 11조2000억원은 더 보유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 범위 조정으로 연기금의 매도세가 중단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연기금의 매도세 중단은 증시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기금은 지난 12일까지 51일 거래일 연속 14조4980억 원을 순매도하며 개인투자자들의 빈축을 샀다”면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 확대로 연기금의 자금이 다시 국내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직 낙관은 이르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보유 비중이 확대된다고 해도 매도세가 곧바로 꺾이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이 올라가면 매도세가 다소 완화될 수는 있겠지만 바로 순매수로 전환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난해 연기금의 순매도 규모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총자산 대비 매도 강도를 고려하면 추가 매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주요 연기금의 ‘2022년도 자산배분 목표 비중’이 공개되는 5~6월께가 연기금 수급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