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시 유럽 중심 글로벌 공급망 혼란 발생...재고관리 중요성 부각될 듯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대형 컨테이너선이 좌초돼 '세계를 잇는 물길'인 수에즈 운하의 운항이 중단되는 사고로, 글로벌 무역과 해운업계에 그야말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전문 업체가 투입됐음에도, 운하 항해가 재개되려면 최장 1주일은 걸린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간신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유행) 사태를 헤쳐나와 부활을 꿈꾸던 전 세계 교역과 화물운송에 큰 차격이 우려된다.

이집트 수에즈항만청은 26일 수에즈 운하 운항을 중단했다. 

   
▲ 최근 부산에서 출항한 'HMM 누리호'. HMM의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들의 유럽향 항로는 모두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야 한다./사진=HMM 제공


사고가 발생한 컨테이너선 ‘Ever Given’은 현재 운하 수로 바닥에 박혀 있는 상황이며, 해당 선박을 띄우려는 시도가 진행 중이나, 무게로 인해 현재까지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고 동력도 상실한 상황이다.

선박 무게를 줄이기 위해 선박 평형수와 연료 제거가 진행 중이나, 성공하지 못할 경우 선적된 컨테이너 하역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운하 재개통까지는 최소 2일, 길게는 1주일 이상도 걸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수에즈 운하는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배의 대부분이 거쳐가는 '길목'이고, 아메리카 동부로의 해운 중에서도 3분의 1을 차지하는, '글로벌 물류의 생명선'이다.

여기가 막히면, 항공기나 아프라카 남단 '희망봉'으로 빙 돌아갈 수 밖에 없어, 자칫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의 '세계 교역 침체'가 재연될 수도 있다.

겨우 흑자를 내기 시작한 우리 대표 국적선사 HMM의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들의 유럽향 항로도, 모두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야만 한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수에즈 운하 운항 중단이 지속될 경우, 일시적인 컨테이너선 선복량 부족에 따른 아시아발-유럽향 운임 상승, 벌크 및 탱커 운항 차질로 인해 운임 및 원자재 가격 오름세, 운하 재개통 이후 선박이 몰리면서 유럽 항만 내 적체 현상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긴급 화물 수요 증가로 인해 항공 화물 운송 적체 가능성도 있다.

해운업계 입장에서도 운임 상승은 긍정적이나, 수송 차질로 인한 물동량 감소, 우회 항로(아프리카 희망봉 경유)를 이용 시, 운항 거리 증가로 연료비 부담 증가가 걱정이다.

항공 화물은 단기 수요 급증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히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발생하고, 기업들의 재고관리 중요성이 재차 높아질 전망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제로 2020년 4분기 미국 서부를 중심으로, 극심한 항만 혼잡과 컨테이너 박스 부족으로 상품 판매에 차질이 발생한 기업들이 다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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