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은행 대출을 조이자 지난해말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잔액에 32조원이 몰리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은 대출 문턱을 높인 것과 달리 카드사들은 최저금리를 낮추고 전용상품을 출시하는 등 '우량차주' 공략에 나선 것도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 사진=연합뉴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7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32조460억원으로 2019년 말 29조1070억원 대비 2조9390억원(10.1%) 증가했다.

카드론 잔액이 늘어난 배경엔 지난해 '빚투' 등 대출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로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인데 있다. 

실제 우리은행은 22일부터 우대금리를 적용하던 11개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사실상 모두 폐지했다. 

그동안 대출자들은 우대금리로 최저 0.3~0.6% 포인트의 이자 경감 혜택을 받았으나 이제는 할인없이 모든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셈이다.

또 오는 25일부터는 `우리전세론`에 적용하던 우대금리를 기존 0.4%에서 0.2%로 낮춘다. 우리전세론은 지난해 10월 0.8%에서 0.4%로 내린 바 있다.

농협은행도 지난 8일 주택담보대출의 첫 신규고객에게 적용하던 0.2% 우대금리 조항을 없앴다. 또 단기변동금리를 선택했을 시 적용한 우대금리도 0.2%에서 0.1%로 줄였다. 신한은행도 최근 주택담보대출, 부동산 대출, 전세자금대출의 우대금리를 0.2%포인트 낮췄다. 

은행이 대출을 조이자 카드사 대출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카드사들은 은행과 달리 금리를 낮춘 것 역시 고객을 끌어모으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KB국민카드에선 3%대의 카드론 상품도 출시됐다.

KB국민카드는 카드론 상품의 최저금리를 연 3.9%로 적용한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우리카드 등 일부 카드사가 카드론 금리를 최저 4%대로 낮춰 적극적인 영업에 나선 데 이어 3%대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흐름에 카드론과 시중 은행 신용대출과 금리 차는 적게는 1∼2%포인트대로 좁혀졌다.

지난해 4%대 최저금리를 제시한 카드사는 우리카드(4.0%) 외에 롯데카드(4,95%), 수협중앙회(4.0%), SC제일은행(4.5%) 등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법정 최고금리 인하도 예정돼 있어 카드론 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카드사들이 우량 차주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에 더욱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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