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역사 왜곡 논란 속 방송 2회만에 드라마 폐지의 운명을 맞은 '조선구마사' 주연 배우 장동윤이 공개 사과했다.
장동윤은 27일 소속사 동이컴퍼니 공식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으며 "이번 작품이 이토록 문제가 될 것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다. 내가 우매하고 안일했기 때문"이라고 자책했다.
그는 "존경하는 감독님과 훌륭하신 선배 및 동료 배우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이 작품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한정된 선택지 안에서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이 또한 내가 어리석었기 때문"이라고 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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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동이컴퍼니 SNS |
장동윤은 "제 의도와는 다르게 변명으로 치부하더라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대중의 따가운 질책 앞에 고개를 숙이면서 "이번 사건을 가슴에 새기고 성숙한 배우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는 약속도 전했다.
SBS 월화드라마로 방송된 '조선구마사'는 지난 22일 첫 방송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조선 기방을 배경으로 한 연회 장면에서 중국 음식인 월병, 피단 등이 올라와 고증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극 중 의상과 군사들이 사용하는 검이 중국풍이고, 중국 전통악기로 연주한 음악이 배경으로 나왔다는 지적도 받았다.
무엇보다 실존 인물인 조선왕조의 태종, 충녕대군(세종) 등을 캐릭터로 앞세우면서 지나치게 역사를 왜곡했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조선구마사'의 역사왜곡이 동북공정으로 인한 반중 정서에 불을 지피자 시청자들은 시청자게시판에 항의 글을 올리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는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드라마 조기종영 및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글까지 등장했다.
제작 지원 및 광고 협찬을 했던 기업, 광고주, 지차체들이 속속 지원 및 협찬을 철회하자 SBS 측은 방송 2회가 나간 시점에서 결국 드라마 폐지 결정을 내렸다.
[장동윤 사과문 전문]
안녕하세요. 배우 장동윤입니다.
많이 고민했습니다. '조선구마사'에 주연 중 한 명으로 참여한 저의 생각과 입장을 답답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많은 분께 만족스럽지는 못하더라도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답변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글을 씁니다.
일단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이번 작품이 이토록 문제가 될 것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제가 우매하고 안일했기 때문입니다. 창작물을 연기하는 배우의 입장에서만 작품을 바라보았습니다. 사회적으로 예리하게 바라보아야 할 부분을 간과했습니다. 큰 잘못입니다.
존경하는 감독님과 훌륭하신 선배 및 동료 배우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이 작품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저에게 한정된 선택지 안에서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이 또한 제가 어리석었기 때문입니다.
개인이 도덕적인 결함이 없으면 항상 떳떳하게 살아도 된다는 믿음으로 나름 철저하게 자신을 가꾸려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일과 관련된 부분에서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 발생해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대중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도 여러분들이 제 의도와는 다르게 변명으로 치부하더라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감정적인 호소나 동정을 유발하는 글이 되지 않고 싶었는데 진정성 있게 제 마음을 표현하다 보니 그런 식의 글이 된 것 같아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다만 너그러이 생각해주신다면 이번 사건을 가슴에 새기고 성숙한 배우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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