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내달 중 조건부승인 신청
대웅제약 임상 참가자 수 대폭 늘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저력을 다하는 가운데 임상 데이터 준비에도 철두철미한 모습이다. '국산 2호' 치료제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종근당의 '나파벨탄주'가 조건부승인 심사에서 미끄러지면서 이러한 분위기는 더욱 짙어졌다. 

   
▲ GC녹십자 연구원이 연구활동 중인 모습./사진=GC녹십자 제공


29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7일 나파벨탄의 조건부승인 심사에서 임상 2상 결과만으로는 유효성 입증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번 사례로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 중인 타 제약사들은 속도가 더디더라도 빈틈 없는 임상 데이터를 준비하겠다는 눈치다. 

업계 관계자는 "속도를 내서 무조건 빨리 개발하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임상시험에서 치료제가 충분히 유효성을 입증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 철두철미하게 준비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 치료와 관련해 임상을 진행 중인 업체는 14곳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곳은 GC녹십자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인 'GC5131A'의 허가 신청을 위해 지난해 12월 임상 2상 시험을 마치고 데이터를 분석 중이다. 이 회사는 4월 조건부 허가 신청을 목표로 한다. 내달 초 조건부 허가 신청을 한다면 식약처의 심사 과정을 거쳐 이르면 5월 중 허가가 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임상 데이터에 대한 식약처의 평가가 긍정적일 경우로 한정해서다.

GC녹십자 관계자는 "4월 내 조건부 허가 신청을 목표로 임상 데이터를 준비하고 있다"며 "다만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일정이 변경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췌장염 치료제인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 2·3상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임상 2상 시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해 이번 연구에서 모집단 수를 기존 80명에서 1000여 명으로 대폭 늘렸다.

이 밖에도 부광약품, 신풍제약, 동화약품, 이뮨메드, 녹십자웰빙 등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자사 B형 간염 치료제인 '레보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최근 임상 2상을 마치고 데이터를 정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풍제약은 항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신풍제약은 오는 7월까지 임상 2상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최근 연구기관을 기존 13개에서 15개로 늘리기도 했다.

일양약품은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었지만 임상 3상에서 고배를 마셨다. 연구에서 라도티닙이 표준 권장 치료보다 우수한 효능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현재 국내 식약처로부터 허가 받은 코로나19 치료제로는 긴급사용승인을 통해 의료현장에 쓰이고 있는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의 '베클루리주(성분명 렘데시비르)'와 조건부승인을 받은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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