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고객유입 확보 가능한 전략…포화된 자동차 시장 새로운 돌파구
[미디어펜=김태우 기자]국내 완성차 업계가 틈새 전략을 활용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기존 차급의 최강자를 두고 우회해 견제하는 것으로 중간 차급의 차를 통해 시장을 공략하거나 고급화시킨 모델을 통해 상품성을 개선한 모델 등으로 시장에서 재평가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브랜드 중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준대형 세단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더 이상 볼 수 없을 전망이다. 그랜저와 중대형차급에서 경쟁을 벌였던 K7이 단종되고 K8이라는 이름을 통해 고급화된 모델로 새로운 지향점을 강조하고 있다. 

   
▲ 기아의 새출발과 함께 할 신차 K8. /사진=기아 제공


새롭게 등장하는 K8은 모델의 차별화를 위해 고급화된 실내·외 인테리어와 첨단안전편의 사양을 겸비하고 국내 준대형 세단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4륜구동시스템을 적용하고 차별화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등장했다. 

기아 K8은 준대형 차급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하며 상위모델의 고객까지 유입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이같은 전략을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정된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완성차 업체들의 새로운 전략이 이같은 틈새시장 공략이다. 

앞서 르노삼성자동차와 쌍용자동차도 이 같은 전략을 활용해 큰 모델 변경 없이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한 바 있다. 다만 기아의 경우 완전히 새로운 신차를 통해 이같은 전략을 구현하며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쌍용차 올 뉴 렉스턴의 경우 차급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지만 아래 차급인 중형 SUV시장까지 동시에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쌍용차 관계자는 올 뉴 렉스턴 출시당시 "상호보완적인 SUV시장 특성을 보인다. 중형과 대형SUV 소비자 니즈는 높은 수준의 안전성과 넓은 실내공간, 레저활동에 유용한 활용도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올 뉴 렉스턴은 이런 고객의 니즈를 모두 충족시켜줘 중형과 대형SUV 시장을 폭넓게 공략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올 뉴 렉스턴은 전폭이 2m에 육박(1960mm)하는 대형SUV다. 하지만 가격은 같은 차급의 경쟁 차종인 기아차 모하비에 비해 저렴하다. 올 뉴 렉스턴(3695만원~4975만원)과 모하비(4702만원~5689만원)는 시작 가격에서 약 1000만원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이 같은 가격차이의 이점을 살리면 대형SUV이지만 중형SUV 싼타페(2975만원~4212만원)와 쏘렌토(2925만원~4113만원)의 상위트림 가격과도 비슷해지며 차급을 올리려는 소비자들에게 대안으로 작용하기 충분하다. 

르노삼성의 뉴 QM6도 같은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차체 크기로는 싼타페, 쏘렌토와 같은 중형SUV인 뉴 QM6는 시작 가격을 준중형SUV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 중형과 준중형SUV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일 페이스리프트 모델 뉴 QM6는 가솔린과 LPG모델을 우선적으로 선보이며 '가성비'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 아름다운 외관 디자인으로 도로를 제압하는 르노삼성자동차 중형SUV 뉴 QM6. /사진=르노삼성


뉴 QM6의 가격은 LPG 모델이 2435만~3324만원, 가솔린 모델이 2474만~3324만원으로, 시작 가격이 현대차의 준중형SUV 모델 투싼(2435만~3567만원)과 정확히 일치한다.

기존의 디자인을 한층 고급화시킨 모습과 함께 뛰어난 정숙성의 가솔린 모델과 가성비까지 더한 국내 유일 LPG SUV모델 라인업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며 시장에서 큰 이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를 앞세워 가성비를 중시하는 중형SUV 수요층과 가격 부담 없이 차급을 업그레이드하려는 준중형SUV 수요층을 동시에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르노삼성 역시 준중형SUV 시장에 대응할 차종이 없어 내부 판매 간섭을 우려할 필요도 없다.

이같은 모습은 미니밴 시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현재 미니밴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모델은 기아 카니발 이다. 카니발은 미니밴으로 등장했지만 대형SUV와 같은 역할을 담당하며 패밀리카로서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맞서는 차량은 국내 완성차를 통틀어 현대차 스타렉스가 유일했다. 하지만 스타렉스는 상용차의 이미지가 강해 시장에서 특정 고객층을 제외하고 개인고객들의 범용으로 활용되지는 않았다. 이런 스타렉스도 신형 모델과 함께 새로운 틈새를 노리고 있다. 

스타리아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신차는 기존 스타렉스의 디자인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미래지향적인 특성을 보인다. 짐차와 상용차의 인상이 강했던 기존 차를 새롭게 인식시키며 고객 목적에 맞춘 개인용 차로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같은 완성차의 전략은 기존의 타사 볼륨모델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상위모델과 하위모델간의 틈새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다. 사이등급에서 고민하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활용해 판매량을 증진시키기 위한 방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의 직접 경쟁을 피하고 꾸준한 판매량을 노려볼 수 있는 전략이 틈새공략이다"며 "과거 티볼리의 흥행이 이같은 전략에서 시작됐고 합리적인 소비를 위한 고객들의 패턴변화가 심화되며 해당 전략을 활용하는 업체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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