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 5G, 세계최초 Lv3... 타이틀에 집착하는 한국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세계최초 자율주행 레벨3 안전기준 제정’을 발표한 이후, 국내 언론과 유튜버 등이 앞 다퉈 ‘한국, 세계최초 자율주행 레벨3 도입’이라는 문구를 쏟아냈다.

마치 지난 2019년, '한국, 세계 최초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를 외치며 정부와 각 통신사가 벌인 축제를 떠오르게 만든다.

당시, 한국은 불과 하루 차이로 28GHz 대역망을 구축해 상용화 시킨 미국에 비해, 28GHz는 단 한곳도 설치 못한 채, 3.5GHz만 10만 4691국을 설치해 기존 4세대 이동통신(LTE)의 2~3배 빠른 속도가 됐을 뿐이었다. 

국내 고객들은 이름뿐인 5G 품질에 실망해, 서비스 해지요구 사태까지 일어났고, 애플은 첫 5G폰인 '아이폰'12 발매를 두고, 세계최초 5G 상용화 국가인 한국을 1차 출시국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국토부의 발표는 단지, 안전기준 제정으로 인해 2020년 7월 이후로 Lv자율주행 레벨3의 자동차 출시 및 판매가 가능해졌다는 것 뿐이지, '5G 상용화'의 빈 축제와 마찬가지로 아직 국내에 레벨3의 자율주행 자동차는 상용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 자율주행차 발전 단계./사진=국토교통부 제공


테슬러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 2월 상하이에서 개최된 세계인공지능회의(WAIC)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테슬러는 현재 ‘레벨5 자율주행 기술’에 매우 근접해 있다”며 “사소한 문제들만 남았으며, 근본적인 과제는 해결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현재, 테슬러의 자율주행은 ‘레벨2’로 운전자가 핸들을 잡는 등 주의가 요구되는 단계”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자율주행의 세계적 선도기업인 테슬러조차 아직 2단계인 것이다. 

지난 5일 혼다는 일본 본사에서 레벨3 자율 주행기술을 탑재한 ‘플래그십 프리미엄 세단 레전드(Legend)’을 세계 최초로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혼다는 1000만 이상의 여러 상황을 시뮬레이션을 하고, 약 130만Km의 고속도로 시험주행을 실시했으며, 법규에서 허용하는 60km/h보다 낮은 속도 제한을 설정해 개발했고, 이에 발맞춰 일본 정부는 지난해 운전자가 아닌 자동차가 운전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법안을 도입했다.

자율주행 레벨3은 현재, GM, 벤츠, 포드, 현대, 도요타, 혼다 등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실용화를 앞두고 있지만, 경제 불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가 겹쳐 영업이익이 감소됨에 따라, 많은 자동차 제조사가 자율주행 레벨3 개발계획을 보류하거나 연기했다.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에서, 우리 정부는 통신과 인프라, 서비스 기술 개발을 골자로 하는 ‘레벨4+ 자율주행 기술개발 혁신단’을 꾸려 2조 원을 투자한다.

최근 자동차 기술은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해 급속도로 변하고 있고, 자동차 제조사뿐만 아니라 IT업체도 여기에 가세 중으로, 자율주행 기술은 ICT 기술 접목에 따른 완성차, 핵심 부품, 반도체, 소프트웨어, 지도제작 등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이자, 미래 먹거리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완전 자율주행을 뜻하는 레벨5 및 그에 준하는 고도자율 레벨4를 위해서는 레벨3 개발을 통한 기술적 축적이 필요한데, 지금의 정부는  너무 앞서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2022년 이후 자동차의 제조사의 기술적 격차는 분명하게 나타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국이 자율주행 레벨3 이상의 ‘진정한 세계 최초 상용화’ 타이틀을 얻기 위해서는 관련법과 제도의 개선과 더불어, 인공지능(AI) 등의 자율주행의 핵심 기술발전을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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