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연경(33·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시즌은 끝났지만 김연경의 배구는 다시 시작이다.

2020-2021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GS칼텍스가 3연승으로 흥국생명을 누르고 우승했다. 이제 관심은 '배구여제' 김연경의 향후 거취에 쏠리고 있다. 

김연경은 친정팀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12년만에 국내 복귀해 배구 붐에 앞장섰다. 팀 내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로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고, 흥국생명은 학교폭력 사실이 드러난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이탈한 채 시즌을 치러야 했다. 

   
▲ 사진=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SNS


김연경은 멘탈이 흔들리고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도 고군분투하며 흥국생명의 중심이 돼 정규시즌 2위, 플레이오프 승리,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이끌었다. 비록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전력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3연패로 정상 도전에 실패했지만, 김연경은 손가락 부상으로 붕대를 감고 나와서도 투혼을 불사르며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흥국생명이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하면서 시즌 일정이 모두 끝난 후 김연경은 아쉽지만 홀가분한 표정으로 향후 계획을 얘기했다.

김연경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아쉽지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줘서 감사하다. 코칭스태프에게도 감사하다"면서 "힘든 순간을 이겨내고 플레이오프를 잘 마친 뒤 챔피언결정전에 온 것만으로도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는 소감을 밝혔다.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천천히 결정하겠다. 시즌 중간에도 많은 제의가 왔는데 시즌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시즌이 끝났다. 천천히 준비하면서 결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결정한 것은 없지만 다시 해외 무대로 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선수들과 술 한 잔 하면서 속시원한 얘기를 나누고 싶다"는 말로 시즌 도중 마음고생을 슬쩍 내비치긴 했지만 김연경은 또 해야 할 일이 있다. 도쿄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나가기 위한 준비다.

그는 "대표팀이 4월말 소집한다고 들었다. 길게 쉬지는 못할 것 같지만 1~2주 정도는 푹 쉬고 싶다. 몸을 잘 만들어서 올림픽 준비를 잘 하겠다"며 다시 한국배구의 여제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