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주식시장의 ‘큰 손’으로 꼽히는 연기금이 올해 1분기에만 코스피 시장에서 15조원어치 넘게 순매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연기금 등이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4일부터 지난 30일까지 약 3개월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한 금액이 총 15조 6940억원이라고 31일 밝혔다. 이는 이 기간 기관 합계 순매도 금액 27조 9760억원의 56%에 달하는 규모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8조 3048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이 물량은 개인은 37조 732억원을 순매수하는 형태로 소화됐다.

한편 1분기에 연기금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대장주 삼성전자였다. 순매도 금액은 5조 3077억원에 달하며, 순매도 상위에는 LG화학(1조957억원), SK하이닉스(1조269억원), 현대차(8312억원), 네이버(7457억원), SK이노베이션(7408억원), 삼성SDI(7299억원) 등 대형주들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연기금은 작년 12월 24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역대 최장인 51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기도 했다. 지난 15일과 16일에 순매수로 돌아섰다가 다시 17일부터 10거래일간 매도 우위를 지속했다.

국내 증시에서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연기금의 매물이 쏟아지는 것은 ‘자산배분 재조정 원칙’이 주원인으로 손꼽힌다. 포트폴리오에서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이 정해져 있어서 주가가 상승해 그 비중이 채워지면 기준을 초과하는 물량을 매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목표 비율은 16.8%인데, 작년 상반기 ‘코로나19’ 쇼크로 증시가 폭락했을 때 저가 매수한 주식의 주가가 가파르게 올라 작년 말 국내 주식 비중은 21.2%로 늘어났다.

이후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는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결국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26일 국내 주식 목표 비중 유지 규칙 변경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내달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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