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법'으로 판매과정 복잡해져…'비대면' 판매하기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지난달 29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국민참여 뉴딜펀드’가 불과 사흘 만에 한국투자증권‧유안타증권 등 다수 증권사에서 완판사례를 기록 중이다. 반면 은행권에선 아직까지 판매비율이 60% 안팎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배정물량의 차이가 있고,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이후 금융상품 판매의 과정이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사진=연합뉴스


1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에서 판매를 개시한 뉴딜펀드가 ‘완판(완전판매)’를 목전에 둔 모습이다. 현재 한국투자증권(140억원), 유안타증권(90억원), 하나금융투자(90억원), 한국포스증권(90억원), 신한금융투자(80억원) 등은 이미 할당된 뉴딜펀드 물량 전량을 소화한 상태다. 한화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에서만 아직 물량이 남았다.

국민참여 뉴딜펀드는 원래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16일까지 판매될 예정이었으나, 증권사들에 할당된 물량은 늦어도 이번 주 안에 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판매 중인 뉴딜펀드는 만기 4년 폐쇄형 구조로 중도 환매가 불가능하다. 총 2000억원 규모이며, 일반투자자 모집 규모는 1370억원에 달한다. 일반 투자자에게서 모집한 돈은 선순위에 투자해 투자 손실을 최소화하고, 정부자금과 운용사가 후순위에 투자하는 구조다.

아울러 이번 뉴딜펀드는 '사모투자 재간접 공모펀드' 방식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골든브릿지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IBK자산운용 등 5개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5개 공모펀드에 투자하면, 이들 공모펀드가 10개 자(子) 펀드(헤지펀드)의 수익증권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한다. 사모자펀드는 국내 상장·비상장 뉴딜 관련 기업에 분산 투자를 하게 된다.

정부재정(20%)과 사모펀드 운용사(1.5%)가 후순위로 투자하기 때문에 손실률이 제한된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이목을 끈다. 이번 사모펀드 전체 수익률이 –21.5%까지 내려간다 해도 일반 투자자의 예상 수익률은 0%로 유지된다. 설령 반토막이 나도 손실률은 약 36% 수준에서 제한된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홍보에 나선 이번 뉴딜펀드는 은행들보다 증권사들의 판매 속도가 빠른 모습이다. 은행권의 경우 지난달 31일까지 IBK기업은행·KDB산업은행·NH농협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의 뉴딜펀드 누적 판매 규모는 440억 2000만원으로, 은행 합산 한도인 680억원의 약 65%가 판매됐다. 은행에 배정된 물량이 훨씬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증권사들이 벌써부터 완판을 앞두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근본적인 변수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지난달 25일부터 금소법이 시행되면서 소비자 보호 관련 규정이 강화됐고, 고객 투자성향을 초과하는 상품을 추천하는 행위는 금지됐다.

이에 따라 '원금 보존을 추구한다'는 항목에 표시한 고객은 국민참여 뉴딜펀드를 소개받을 수 없었다. 증권사 이용고객들이 은행 이용고객보다 적극적인 투자성향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뉴딜펀드에 대한 접촉빈도 또한 증권사 쪽이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상품판매 시 계좌개설 등의 과정에서 설명이 상당히 오래 걸리게 됐다는 점도 변수다. 예를 들어 상품 관련 유의사항에 대한 인지 여부를 소비자에게 녹취하는 과정이 현행 금소법에선 의무사항이다. 이로 인해 과거 10분 안팎으로 끝나던 과정이 현재는 1시간을 넘기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일부 한국포스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온라인 판매를 통해 소비자 불편을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 한국포스증권의 경우 상품 출시 첫날 불과 2시간 만에 상품이 매진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뉴딜펀드의 경우 정부가 리스크를 짊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결국 은행권도 완판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금소법이 손해배상 입증 책임을 금융사에게 지우면서 상품 판매과정이 훨씬 더 복잡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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