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부족사태 영향…업계, 사태 장기화에 촉각
[미디어펜=조한진 기자]반도체 부족 사태가 자동차에 이어 IT·전자 업계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 되면 생산차질, 신제품 출시 지연 등의 부작용이 속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IT·전자 기업들은 최근 제품에 사용되는 반도체 재고와 수급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안정적 물량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이미 자동차 업계는 반도체 이슈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한국 GM은 차량용반도체 부족으로 생산 라인의 가동 중단을 결정하거나 물량을 조절하는 상황이다.

IT·전자 업체들도 이 같은 상황이 우려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능이 확대되면서 반도체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회복 국면에서 반도체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 제품 생산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생산 차질은 현실화 되고 있다. 중국 샤오미는 “올해 스마트폰용 반도체가 극심하게 부족하다”고 밝혔고, 애플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폭스콘도 “반도체 부족으로 아이폰 생산량이 10% 감소했다”고 했다.

글로벌 1위 삼성전자도 긴장의 끈을 조이고 있다.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IT쪽 반도체 관련 부품들의 공급과 수요 불균형이 심각하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임직원들이 매달리고 있다. 2분기가 문제”라고 걱정한 바 있다.

반도체 등 주요 부품의 부족 현상으로 생산 원가 압박도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주요 스마트폰 부품의 공급 부족으로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상반기 중 디스플레이구동칩(DDIC) 20~30%, 전력반도체(PMIC) 10~20%, 저화소 이미지센서 15~20%, 패키지 기판 5~10% 등의 가격 인상이 전망되고 있다.

다른 IT·전자 제품 사업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코로나19 장기화로 TV, 컴퓨터 등 교체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반도체 부품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시장에서는 반도체와 핵심 부품 부족 현상이 단기적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원격교육과 재택근무 확산으로 인해 PC, 게이트웨이, 데이터센터 관련 부품 수요가 강세다. 여기에 5G 보급과 함께 기기 및 네트워크 장비용 PMIC 수요가 늘고, 스마트폰의 이미지 성능 고성능화 추세도 지속하면서 고성능 부품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 업체들의 잇단 사고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미국의 기록적인 한파로 주요 반도체 라인이 한달 가량 가동을 멈췄고, 일본 르네사스 공장은 지진과 화재로 7월까지 정상화가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대만 TSMC 공장에서도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요 부품의 공급부족은 하반기에 일부 완화되겠지만, 올해 말 또는 내년 초까지 지속될 수 있다. 자동차 분야가 가장 심각할 것”이라며 “스마트폰용 AP와 SoC는 재고 축적 사이클 이후 하반기에 점진적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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