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 천만돌파, 영화판 첫 '표준근로계약서' 도입

일각에서는 14일 천만관객을 돌파한 ‘국제시장’을 두고 ‘보수세력을 찬양하는 영화’라며 깎아내리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그건 알까, 당신들이 손가락질 하는 영화가 제작진의 처우 개선을 선언한 첫 번째 한국 영화라는 것을.

영화판은 꿈을 먹고 자란다고 한다. 최근 핫 키워드인 ‘열정페이’가 가장 심각한 곳이기도 하다. 모두가 월급이 아닌 작품 단위로 임금을 받고, 이마저도 흥행여부에 따라 못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1년 표준근로계약서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사실 모든 스태프들이 계약서를 작성하는 일은 전무했다.

‘국제시장’은 제작 초기 표준근로계약서를 도입했다. 한 달 22회차, 하루 촬영시간을 12시간으로 제한하고, 그 이상 촬영을 하게 되면 추가 수당을 지급했다. 일주일에 1회 휴식일을 보장하며 막내 스태프들까지 4대보험에 가입하도록 했다.

윤제균 감독은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해 이를 언급하며 “천만 돌파에 따른 보너스를 전 스태프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특히 막내 스태프들에게는 더 후하게 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의 유머러스한 말마따라 방송에서 말했으니 이제 빼도박도 못하게 됐다.

   
 

사실 그동안 많은 제작사들이 표준근로계약서를 도입하려는 시도를 했다. 그러나 촬영 일정이 완벽하게 통제되지 않고, 촬영 외 업무가 많은 만큼 초과근무 적용에도 의견이 분분했다. 원천징수되는 4대보험 납부분도 손해라고 생각해 반대하는 스태프도 있었다.

그러나 ‘국제시장’의 제작사 JK필름은 인건비 상승에도 불구 스태프의 처우는 확실히 보장하기로 했다. 표준근로계약서 도입에는 2~3억원의 임금이 추가로 들지만 이를 감내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특히 한 달 22회차 촬영을 진행하지 않는 경우에도 임금을 모두 지급했고, 업무시간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1.5배, 2배의 초과 임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제작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표준근로계약서가 도입됐다는 사실은 당분간 영화판에 뜨거운 감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열정페이’로 불거진 문제가 불식되기 위한 첫 단추가 표준근로계약서이기 때문이다. JK필름은 향후에도 중급 이상의 상업영화에는 표준근로계약서를 도입할 계획이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