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자만한 한국, 발톱 숨긴 일본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세계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 전기차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는 가운데, 핵심기술로 꼽히는 ‘배터리’의 한국 기술이 일본에 뒤쳐질지 모른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연구원들이 전기차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사진=LG화확 제공


앞서 매스컴에서는 ‘세계 최고의 한국 전기차 배터리 기술’, ‘세계에서 손 내미는 K-배터리’ 등의 문구를 장식한 기사들이 보도됐으며, 유튜브에선 ‘애플이 현대에게 전기차를 만들어달라고 한 이유는?’, ‘한국 기술에 전전긍긍하는 일본 자동차 업계’ 등의 이른바 ‘국뽕’ 유투버들의 영상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현재 애플과 현대자동차의 협상은 중단된 상태이며, 최근에는 한국을 배터리 파트너로 선택한 폭스바겐이 돌연 ‘배터리 자립’을 선언하면서, ‘K-배터리 위기설’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한국의 3대 배터리 기업 중,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사이에 ‘배터리 분쟁’이 장기화됨에 따라, ‘자체 공멸이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화된 점이 크게 작용했다. 

이에 더해 중국 배터리 기업 CATL(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 Co. Limited) 등이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이 중국 배터리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한국 배터리가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284억 달러(2020년 7월 기준)의 브랜드가치를 갖고 있는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토요타(Toyota)가 지난 10일, 리튬이온 배터리가 아닌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올해 안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전기차에 탑재돼있는 리튬이온의 전해질이 액체로 돼 있는데 반해, 전고체는 고체로 돼 있어 부피가 더 작은 만큼 더 많은 배터리를 넣을 수 있으며, 열과 충격에 강하고 화재 위험도 적어진다.

토요타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하면 10분의 충전으로 500km를 주행할 수 있다. 

이는 현재의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충전 속도가 3배 이상 빠른 것이다. 

토요타가 현재 갖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특허는 1000개가 넘는데, 이는 세계 전고체 배터리 특허의 40%에 해당된다. 

국내 배터리 기술 전문가는 “토요타의 특허를 회피하면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면서 “토요타가 전고체 배터리 양산 기술을 갖추면, 전기차 업계는 큰 파장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대해 조심스레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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