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섭 대표 "금융업체·사모펀드 등 3곳, 적극 인수 의지 보여"
[미디어펜=박규빈 기자]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스타항공이 빠르면 다음주 중 매각 공고를 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법원 지정 관리인이 붙은 만큼 매각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이스타항공 여객기./사진=이스타항공 제공


6일 이스타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 절차 개시 승인을 받은 이스타항공은 조만간 매각 공고를 낼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재섭 이스타항공 대표는 "빠르면 오는 15일 매각 공고를 낼 방침"이라며 "현재 6~7개 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금융업체와 사모펀드 등 3곳이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 이스타항공-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협상이 전면 중단됐다. 당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단념한 건 250억원에 이르는 체불 임금이 주된 이유였다. 이 공익채권은 시간이 점차 지나며 불어났고 태국 자회사 타이 이스타젯 보증 378억원 등 제주항공은 도합 1200여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었다.

인수 금액 545억원보다 돈이 더 들어가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오던 판이었다.

정 대표는 "이번 매각 공고에 관심을 갖는 곳들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고도 버틸만한 체력이 되는 곳들"이라고 귀띔했다. 취소된 국토교통부 운항 증명(AOC)도 다시 받고 항공사를 되팔 게 아닌 이상 직접 경영을 해야 하는 만큼 경영 의지도 탄탄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설명에 이번에는 이스타항공 매각 시도가 성공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법원이 정 대표를 공동 관리인으로 선정하기 전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매각 관련 각종 언론 플레이를 통해 근로자들과 해직자들을 희망 고문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대표 역시 어느 업체가 인수 의사를 타진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정 대표가 인수 의향자와 공개 입찰을 전제로 조건부 인수계약을 맺는 '스토킹 호스'를 진행할 때라고 지적한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이스타항공 매각은 소문만 무성해 시장의 신뢰를 잃은 상태"라며 "매입 희망자가 정체를 밝혀야 직원들도, 협력사들도 수긍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 2021 이스타항공 비상경영목표·방침./사진=이스타항공


한편 정재섭 대표는 최근 올해 이스타항공 비상경영목표와 방침을 세워 근로자들과 공유했다.

'DASI NALZA(다시 날자)'로 대표되는 문구는 △Dare to challange M&A(M&A를 통한 새 활로 모색) △Accept current circumstances(위기 상황 적시) △Synergy effect(시너지·상생·노사 공영) △Increase possibility of survival(생존 우선) △New EASTAR(새로운 이스타항공, 환골탈태) △Admire basics(기본에 충실한 정도경영) △Leading innovation(변화 혁신 주도) △ZE, safety first(안전 관리) △Achieve goals(공동 목표 달성) 등을 뜻한다.

정 대표는 "비상 시국에 아무 목표 없이 경영할 수는 없다"며 캐치프레이즈를 만든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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